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들에게.

인생은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다.

by 박언서

어제는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지 우산이 날아갈 것 같은 날씨였는데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도 그치고 바람도 그쳤구나. 봄철에는 비가와도 바람이 불면 금방 말라버려서 산불 위험성이 높아 아빠 사무실에서는 산불예방특별기간으로 정하여 휴일도 근무를 하는데 너희 훈련소에서도 봄철에는 산불위험이 있는 포 사격 등은 자제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수요일이니 일주일의 절반이 지나가는구나. 앞으로 남은 훈련 중에는 30킬로 완전군장 행군이 가장 어렵겠구나? 하지만 혼자서 걸어가는 것도 아니고 대열을 지어 동료들과 함께 가는 것이니 우리 아들은 충분히 소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장거리 행군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발이 편해야 하는데 군화는 가죽이 딱딱해서 조금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4킬로나 15킬로에서 터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비하면 무난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장거리 행군을 하다 보면 지루하고 고통스럽겠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의 한계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며, 훈련병으로서 지금까지의 훈련을 무사히 마친 사람이라면 30킬로 행군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실시하는 것이니 동료들과 합심하고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하여 슬기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해서 완주하길 바란다.

아마 다음주 정도면 너희들의 후임들이 들어오겠지? 그 후임들을 보면 너도 엊그제 생각이 날꺼다. 머리는 짧아서 춥고, 좌우를 봐도 처음 만나 사람들로 서로 서먹하고 참! 언제 그랬을까 생각하겠지만 다 세월이 말해주는 것이란다. 따지고 보면 요즘에 입대하는 후임이나 선임들은 어지간하면 같은 학번의 동창들이겠지만 군대에서는 선임과 후임으로서 지켜야 할 예의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복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란다. 하지만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서 만나면 다른 친구들보다 군대에서 선임이나 후임으로 만난 친구가 더 친해지기 마련이고 군대생활의 추억을 회상하며 술 한 잔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곳 올테니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무조건 열심히 뛰는 일 밖에 없다 생각하고 열심히 뛰어라! 누굴 위해? 너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나라를 위해!

2012.03.07.(수)

다음주 목요일을 기다리는 남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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