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의 시간과 사회의 시간.

매일매일 편지에 마음을 담아~

by 박언서

오늘이 우리 아들을 춘천에 데려다주고 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가는 날이구나.

세월은 참 소리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구나. 사람은 누구나 어릴 때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빨리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게 마련이지. 며칠간 막바지 꽃샘추위가 있다고 한다. 이런 예보는 네가 있는 최전방이 아닌 중부지방에 해당하는 예보란다. 하지만 네가 있는 화천에도 반드시 봄은 올 테니 사회인으로서 느끼던 봄과 군인으로서 느끼는 봄이 무엇이 다르고, 처음 살아보는 화천의 봄은 무엇이 새로운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훈련병이라고 늘 경직되게 살 필요는 없지! 본연의 생활 속에서 나름대로 재미를 찾고 주변 경치도 감상하고, 가끔 하늘도 바라보는 여유를 갖고 사는 것이 최선이란다. 그렇다고 훈련 중에 먼 산만 바라보다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아빠는 일주일 중에 월요일이 가장 어렵고 수요일만 지나면 목, 금요일이 바로 돌아오기 때문에 수요일만 지나면 일주일이 다 지나간 것처럼 느낀단다. 일주일을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표현한다면 월요일은 오르막의 출발이고 수요일은 정상에서 내려오는 느낌이라서 마음이 편안하지! 오늘이 바로 그 내리막길을 오는 느낌의 목요일 아니냐? 더구나 매일이다시피 저녁 약속이 있어 어떻게 보면 하루의 마무리를 항상 취중에 하는 것 같아 자중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내 뜻대로만 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가이드라인 같은 것이 있단다.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그런 경우 말이다.

이제 훈련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어제는 각개전투였던데 많이 기고 뒹굴고 했는지 모르겠구나. 각개전투라는 것이 그동안 배운 것을 몸으로 체험하는 단계라 생각하고 열심히 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앞으로 너에 대한 호칭도 변하겠구나. 000 보충대에서는 "장정"이라 부르고, 훈련소에서는 "훈련병"이라 부르고 훈련을 수료하게 되면 군인의 계급 중에서 가장 낮은 이등병이 되는구나. 이제 "이병 박○○"에게 어울리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계급에 맞는 행동에 빨리 익숙해져야 잘 적응할 수 있으니 많이 노력해야 한단다.

봄은 4계절의 시작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새로운 생명을 싹 틔우는 계절이다. 이 좋은 계절 봄과 함께 시작하는 박○○의 군 생활을 인생에 새로운 장을 여는 귀중한 시간이라 생각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2012.03.08.(목)

다음 주 이날을 기다리며 아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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