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의미를 매일매일 이어주는 편지
너에게 손 편지를 썼다.
인터넷 편지는 성의가 좀 떨어지는 느낌이라서 오랜만에 우리 아들을 위해 몇 장 써 보았다. 너도 알다시피 요즘에는 컴퓨터 타자가 보편화되어 장문을 쓰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으로 쓰다 보니 글씨체가 엉망이 되어 냉큼 쓰기가 어렵구나. 그래도 아빠의 성의를 봐서 차근차근 읽어보길 바란다. 이번 주는 힘든 교육받느라 고생하는 아들에게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조금이나마 용기가 되고 피로를 풀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열심히 썼단다. 명필이 아니다 보니 글씨를 잘 해석해 가며 읽어야 할 거다. 어렵더구나.
아빠는 요즘 카페를 두 곳이나 다닌단다. 지금 네가 있는 제2신병교육대하고 앞으로 네가 살아야 할 ◯◯ ●●●● 카페에 매일 출첵하고 가끔 글도 올리고 한단다. 아빠가 파악한 정보로는 네가 근무할 부대가 버스 타고 다니기에 가장 편하다는구나. 20분만 걸어가면 서울 가는 버스가 있단다. 그러니까 휴가 때 집에 오기 편하다는 말이지. 그렇지 않아도 너 면회 갔다 올 때 그쪽으로 왔는데 아마 네가 근무할 부대를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네가 갈 부대가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아서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길가 어디엔가 있었겠지. 아빠는 전방 부대에 대하여 잘은 몰라서 너에게 많은 조언을 못하겠지만 군인은 눈치 빠르게 움직이고 선임한테 귀여움 받고 사는 것 이상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군대나 사회나 모든 조건이 내가 생각한 것과 일치할 수는 없는 현실에서 거대한 군대가 변하길 바란다면 이상한 사람이고 약자인 네가 주어진 현실에서 적응을 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최선이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속담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말처럼 선임에게 졸병이 적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지. 이제 그 정도는 알고 있지?
우리 아들은 어느 곳에서나 항상 분위기 메이커로 그리고 실력을 인정받는 사람으로 잘 살아갈 것으로 아빠가 인정한다. 항상 열심히 하고 몸 챙기고 잘 지내라.
참! 교회 사진 보니까 견장에 뭐 달았던데 분대장이여? 잘하고 있구나! 좋은 모습이여~~~
2012.03.27.(화)
아빠가 봄을 너에게 보내마! 밥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