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군이나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란다.

40km 행군을 준비하는 아들에게

by 박언서

아들! 매주 오는 수요일이지만 반갑다. 일주일의 정상!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느낌이다.

오늘 40km 완전군장 행군 했니 아니면 내일 하니? 요즘은 교통이 발달하고 도로 조건이 좋아서 평소에는 걸어서 멀리 갈 일이 없는데,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군인은 작전상 장거리 행군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평소에 훈련을 하는 것이란다. 또한 네가 언제 40km를 걸어서 가 볼 기회가 있겠니? 40km 행군을 빈 몸도 아니고 완전군장으로 완주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네 인생에서 가장 먼 거리를 걸어서 가는 경험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등산을 하면 2 ~ 3시간 코스가 가장 적당하다고 하는데 완전군장 행군으로 40km를 가는 것은 군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군인의 기초 체력이 최소한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계기로 네 체력의 한계가 어디까지 인지 가늠해 볼 수도 있으니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완주의 기쁨과 희열을 맛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처럼 42.195km를 완주하고 결승점에 들어올 때의 희열감은 달려보지 않는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기대 이상의 기쁨이 있어 매력에 빠지고 중독이 되는 것이란다. 물론 마라톤은 자기 스스로의 마음에서 하는 운동이고, 완전군장 행군은 타의에 의한 의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으로서 목적은 서로 다르겠지만 자기 체력이나 인내심의 한계를 극복하고 완주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네가 전역 후 사회에 나와서 다시 한번 40km를 걸어서 완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최선을 다하여 완주하길 아빠가 응원을 보내고 싶다.

요즘 아빠도 열심히 운동한단다. 지난번에 구입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는데 모든 일은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지. 매일 스텝퍼를 10분 정도 하면 횟수로 약 680번 정도 하는데 아침저녁으로 하면 운동량이 꽤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앞으로 체력 유지에 문제가 없을 것 같구나. 네가 알다시피 아빠는 한번 한다면 하고 마는 성격이잖아? 그런데 문제점이 하나 있어서 걱정이란다. 아빠가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식성이 남들보다 탁월하여 음식조절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얼마나 기간이 소요될지 모르겠구나. 특히 점심 저녁은 밖에서 먹어야 하고 동료들과 어울리는 술자리가 많아서 스스로 통제하기가 무척 어려워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획기적인 묘책이 없어 그냥 식욕을 서서히 줄이려고 하는데 어려움이 있단다.

아빠가 살아가는 것을 늘 지켜보아서 알겠지만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이 가장 성과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일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잘 먹고 네가 원해서 하는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소화하길 바란다.

아들! 네가 입대하기 전에 아빠가 사무적으로 시간이 넉넉한 곳으로 이동해서 편지를 쓸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구나. 전에 근무하던 곳은 지출업무로 바빠서 이런 여유가 없었는데 이러한 모든 일들이 다 너에게 주어지는 행운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쪼록 이번 주 잘 견디고 여유 있게 교육에 임하길 바란다.

2012.03.28.(수)

40km 행군을 가볍게 완주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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