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들에게.

아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by 박언서

△△!

힘들지? 이곳 날씨는 봄이 다가왔는데 화천은 아직도 겨울이겠구나?

하지만 겨울도 이제 막바지라서 추위에 대한 효력이 별로 없어서 잘 견디리라 생각한다. 하긴 더 추울 때에도 훈련소를 거뜬하게 마치고 이제 이병이라는 계급도 달았는데 이 정도 추위는 추위도 아니지? 이 정도 꽃샘은 그냥 음식의 디저트 정도 생각하면 될 거야.

이제 이번 주만 지나면 어려운 훈련을 거의 끝나고 제2신병교육대대도 마무리가 되겠구나. 그래도 ○○이나 △△이는 시기를 적절하게 선택하여 입대를 하였기 때문에 최전방 강추위를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한 번만 겪으면 되는 것 아니겠니? 또한 어떠한 계급을 달고 있느냐에 따라서 추위를 느끼는 강도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너희들은 현명하니까 잘하겠지만 남자로 태어나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병역 의무를 건강하고 슬기롭게 하길 아빠 엄마들은 바라고 있단다. 21개월이란 세월이 너희 입장에서 보면 길게 느껴지겠지만 21개월 만에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그리고 발전적인 인생으로 변하였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경험이 어디 있겠니?

군대는 너희가 모두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신기하기도 하지만 군인으로서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한 육체적 고통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만큼 절대 서두르지 말고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40km 완전군장 행군은 너의 체력에 대한 능력이나 한계를 측정한다는 마음으로 ○○이와 함께 완주하길 기대한다. 40km를 걸어서 간다는 것을 군대가 아니면 어디서 해보겠니? 네가 앞으로 제대를 해도 40km를 걸어서 갈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이 좋아졌는데 누가 걸어서 가겠니? 차 타고 가지!

이번이 아니면 절대 40km를 걸어서 갈 기회가 없을 것이니 비장한 마음으로 네가 그동안 받은 훈련의 기술을 마음껏 발휘하여 당당하고 씩씩하게 완주할 것으로 아저씨는 △△이를 그리고 ○○이를 믿고 응원한다.

이제 다음 주면 교육도 마무리가 되겠구나. 지금까지 약 8주 동안 ○○이랑 같이 있다가 헤어져야 하니 서운하겠구나! 주특기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부대로 가겠지만 가끔씩 외박이라도 서로 맞추어서 나오면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남은 교육 잘 받고 자대에 가서도 동기들과 잘 보내고 새로운 친구 많이 만나서 진정 의미 있고, 추억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군대생활을 하길 바란다.

△△아!

△△이 아빠의 친구로서, 네 친구의 아빠로서 내 사랑하는 아들의 친구에게 두서없이 편지를 썼다. 이 편지가 너에게 많은 용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너도 밥 잘 먹고 열심히 뛰어야 한단다.

2012.03.28.(수)

내 사랑하는 아들의 친구 △△군에게! 밥心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행군이나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