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본격적인 군대생활이 시작되었다.
●●●● A중대의 자랑스러운 아들 ○○에게!
○○! 아직 자대에 배치되지 않았지만 미리 아빠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편지를 쓴다.
아빠가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중 유일하게 글 쓰는 것이 가장 쉽다는 생각이다. 시간도 넉넉하고 잘 쓰는 글은 아니지만 나름 이곳저곳에 기고를 할 정도는 되니 훈련소에 입대하고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소식을 전한 것이 아니겠니? 사실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더구나.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며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고 열정을 가지지 못하면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란다. 어떠한 일이던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고 열정을 가지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에 대한 결과라 할 수 있지.
아빠가 지금까지는 네가 훈련이나 교육을 받는 데 있어서 힘들고 어려운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편지로나마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쓴 것인데 앞으로 자대에 가면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다. 아빠의 마음은 아들이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쓰기 시작한 편지가 이렇게까지 되어 오늘까지 세어 보면 아마 100여 통 가까이 되었으리라 짐작한다. 아빠가 생각하기로 군대에서 편지의 의미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마치고 침상에 누어서 읽는 편지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맛이 있지. 부모님에 대한 그리운 감정 그리고 사회생활에서의 지나간 날들을 회상하며 순간이지만 하루의 피로를 잊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편지의 효과라는 것이다.
아빠는 평소에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아들에게 기대를 많이 해서 네가 많은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담감이 너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아빠의 기대를 허무하게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참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자대에서도 우리 아들이 군인으로서의 능력과 부대의 선임들로부터 인간성을 아주 좋은 이병 박○○으로 인정받고 ●●●●의 자랑스러운 대원으로 자리 잡을 것을 확신하고 있단다.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말이다.
끝으로 아빠가 전하는 졸병의 수칙! 졸병은 부대에서 얼굴을 알던 모르던 무조건 필승! 사람만 보면 필승! 눈만 뜨면 필승! 잠을 자도 필승! 심지어 화장실에도 필승! 필승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필승으로 마무리하면 귀염 받는 이병 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
●●●●으로 처음 보내는 글인데 처음부터 너무 잘 쓰면 ●●●● 가족들이 손뼉 칠까 봐 이만 줄이고 우리 아들! 늘 필승하자! 必勝!
2012.04.05.(목)
필승 아빠가! 밥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