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이디로 전달될까?

가족이란? 몸은 떨어져 있을지언정 마음은 늘 함께하는 것이다.

by 박언서

좋은 아침이다.

지금 쓰는 편지가 전달이 될지 모르지만 매일 써 주다 하루 안 쓰니 좀 허전한 느낌이라서 몇 자 적어본다. 오늘은 바람도 없고 아주 전형적인 아침이구나. 어제가 절기로 청명, 오늘이 한식 그리고 식목일이구나. 옛날 같으면 한식도 우리나라 고유의 4대 명절 중 하나였는데 세상이 많이 변하다 보니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가는 것 같다. 한식날은 가족 친지들이 모여 조상님들의 산소에 제례를 올리고 추운 겨울 동안 산소가 이상은 없는지 살펴보고 관리하는 그런 날인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러한 예를 갖추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진 것 같고 휴일이 아니다 보니 아빠도 할아버지 산소를 찾아보지 못했단다. 우리 아들 휴가 나오면 아빠랑 같이 산소에 가서 술 한 잔 따라 드려야 한단다. 아빠는 지난 몇 주 전에 삼촌이랑 13층 아저씨랑 함께 산소에 가서 풀 나지 않는 약을 뿌리고 왔지. 평소에 관리를 해야지 나중에 풀이 나면 더 어렵거든.

아들! 오늘이 최종 평가를 받나? 고생했구나! 네가 훈련과 교육을 받는 동안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생각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입대하기 전 보다 확연하게 달라졌을 너를 생각하면 아빠의 마음이 흐뭇하지. 그런 너의 모습을 상상하며 아빠이기 이전에 남자로서 군대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한단다. 물론 그러기까지 많은 고통도 따르겠지만 남자로서 한 번쯤 해볼 만한 것이 군대이며 너의 조국 대한민국을 지키는데 최선봉에 서서 함께 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세상이다 보니 너처럼 자진 입대하는 사람들에게 나라에서 더 많은 혜택을 주어야 하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함 것은 점점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좋아지고 앞으로도 많이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그 결과로 네가 가는 부대 막사가 오래되었다는데 6월경에 새로운 막사로 이사를 한다더구나.

그리고 엊그제 아빠가 네가 갈 부대 카페에 미리 편지를 한통 썼단다. 도착하자마자 받아보라고 말이다. 그래야 너희 부대에서 우리 아들에 대한 존재감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빠가 눈치 빠르게 움직이고 있단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밥 잘 먹고 잘 지내라.

2012.04.05.(목)

식목일 점심에! 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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