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축구와 사격 얘기가 빠지면 할 말이 없다.
필승! 신고합니다! 이병 박○○ 외 5명은 2012년 4월 9일 자로 00사단 00 연대 0대대로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아빠가 너를 위해 세 번째 편지를 쓴다. 자대에 도착해서 많이 긴장을 하고 있을 아들 생각에 이렇게나마 긴장을 풀어주고 싶구나. 육군 이병이 중령인 대대장님 이하 간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고한다는 것이 중압감 때문에 엄청 긴장도 되지만 그러한 자리에서 신고한다는 것만으로도 너 개인에게는 영광이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들! 아무 걱정하지 마라! 이제 그곳은 네가 전역할 때까지 살아야 할 곳이란다. 빨리 마음에 정을 붙이고 살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야. 평소에 잘하니까 아빠 생각에는 오늘만 지나면 어느 정도 적응이 되리라 믿는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은 것 아니겠니? 우리 아들은 알아서 잘할 것으로 항상 믿고 있으니 아빠가 안심이지. 이제 자대에도 갔으니 기본적으로 면회를 한번 가야 하는데 할머니도 삼촌네도 간다고 하니 우리 아들 인기가 너무 넘쳐서 어쩌지? 날짜를 정해서 미리 알려줄 테니 위를 넓게 비워두어야 할 거다. 엄마가 가만히 있겠어? 우리 아들 잘 먹고 좋아하는 것 많이 챙겨서 가고 싶겠지. 그렇다고 너무 들뜨지 마라. 면회 생각에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고향생각만 하면 일이 손에 잡히겠나? 일은 일이고 면회는 면회지. 군인은 항상 정신무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면회로 인한 정신적 나태함을 예방하고자 규정을 지켜서 허가를 해줄 것이다. 그래야만 체계가 유지되고 통제가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빠는 군대생활을 편하게 했기 때문에 할아버지께서 면회를 오신 적은 교육을 마치고 한번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아빠가 자주 집에 갈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굳이 면회가 필요 없었단다. 또한 거리도 가깝기 때문이고 근무하는 부서가 좋은 곳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자유롭게 외박을 할 수 있어서 좀 나태한 군대 생활을 했다고나 할까?
아들! 아빠는 너 같은 경험은 못해서 전방에 대한 상식을 전해줄 것이 없구나. 하지만 아빠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어 귀동냥으로 대충은 파악하고 있지. 충청도 병력들이 대부분 전방으로 많이 가기 때문에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바로 전방에 근무할 때에 대한 에피소드 아니겠니.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나도 전방에서 근무한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 아빠도 어지간한 것은 다 알아!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명사수가 아닌 사람이 없고 축구 못한 사람 없고 무엇이든 다 1등이야! 그만큼 남자들에게 군대란 평생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 우리 ○○이도 의미 있는 군대생활이 될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아빠가 늘 말하는 것처럼 계급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네 몸은 네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모든 일에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고 슬기롭게 해 나가길 바란다. 또한 다른 사람보다 솔선수범하는 마음의 자세로 근무하면 몸은 조금 피곤하겠지만 마음이 편안한 군대생활이 될 것이며 잠자리 또한 편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에 면회 가면 엄마한테 들려드릴 너의 무용담을 많이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엄마는 밤새라도 들어줄 테니 말이다. 아들의 무용담에 엄마가 얼마나 즐거워하고 대견하게 생각하겠니? 그러니 아빠가 특별히 부탁하는데 뻥이 조금 있더라도 재미난 경험담을 준비하길 바란다. 아들! 오늘도 이만 쓰자! 밥 잘 먹고, 알지 졸병은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
2012.04.09.(월)
○○! 드디어 ●●●●의 대원이 되었구나! 축하하고 사랑한다. 밥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