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많이 좋아졌어!

군대가 아무리 좋아져도 군대는 군대다.

by 박언서

아침에 전화를 받고 널 많이 생각했단다.

자대에 가는 날이니 아빠가 궁금해할까 봐 전화를 해서 반가웠다. 이제 대기를 마치고 드디어 자대로 간다는 소식과 함께 군대 힘들게 하려고 마음먹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너의 한마디 말에 대견함을 느끼며 순간 울컥하며 말문이 막혀버렸다.

사랑하는 아들아! 대기하는 동안 자대에 대한 기대감과 보직에 대한 궁금함에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특히 동기들이라도 있으면 서로 위로라도 할 텐데 혼자서 가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바심이 있었겠지만 지금쯤이면 또 다른 만남을 맞이했으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임무를 말이다. 인생은 언제나 새로운 만남의 연속이지. 만나면 헤어지고 또 만나고 늘 반복되지만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부담감은 50년을 살아온 아빠도 마찬가지란다. 드물지만 한번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 아빠도 몇 년에 한 번씩 인사이동에 따라 업무가 바뀌면서 대부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지. 그렇게 만나보면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확연하게 다른 사람들이 대부분이란다. 그러니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너무 가질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사람을 겉으로만 보고 평가하지 말 것이며 들리는 소문만으로도 평가하면 안 된다는 것이란다. 실제 그 사람하고 대화를 나누어 보고 근무를 해 봐야만 정확한 판단이 서게 되고 알 수 있다는 것이란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에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다면 말로 하는 것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해소하는 방법이 최선의 길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말보다는 행동으로 너에 진가를 서서히 보여줌으로써 상대방이 마음에 문을 스스로 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때에는 너무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지.

군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말이지. 또한 그러한 노력이 있으므로 신뢰가 형성되고 그렇게 쌓은 신뢰는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것이란다.

○○! 넌 졸병 때부터 네가 겪은 일들 중 나쁜(싫은) 기억은 잘 생각하고 마음속에 정리해 놓았다가 네가 선임이 되면 졸병들을 지도함에 있어 대물림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관습이 군대의 전통처럼 되어 있지만 너부터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주는 선임으로 상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은 것 하나라도 후임에 입장에서 후임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함으로써 존경받는 선임이 되라는 말이란다.

오늘은 네 인생에서 가장 긴장하고 조심스러운 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네가 성장하는 과정이며 절차가 아닌가 생각한다. 네가 잘하는 모습이 아빠는 대견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단다. 항상 넓고 멀리 바라보며 선임들에게는 신뢰를, 앞으로 들어올 후임들에게는 자상한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하루하루가 의미 있고 건강한 삶(군대)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란다. 잘할 수 있지? 밥心으로 말이야!

2012.04.09.(월)

퇴근 무렵에! 밥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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