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계급에 맞는 행동만 해야 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어디에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궁금하던 차에 갑작스럽게 대대장님의 전화를 받고 아빠가 놀래 기절하는 줄 알았단다. 너에 대한 자상한 설명과 직접 통화를 하라는 배려가 깊은 감명을 받았단다. 확실히 신식 군대라서 다르다는 것을 생각했다. 9시가 다되는 시간까지 퇴근도 안 하시고 신병들을 위하여 부모님과 일일이 통화를 하며 아들들의 상태를 설명하고 목소리까지 들려주시는 정성에 신병의 부모님들을 대표해서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구나.
어제는 ●●●● 선임들의 가족들이 하시는 말에 따르면 면박은 3주 차에 가능하다는 말이 있는데 네가 안정이 되는대로 자세한 사항은 상의하도록 하자. 아무래도 면회를 가려면 이것저것 여러 가지 준비도 해야 하고 너 또한 적당한 시간이 되어야 하니까 네 일정에 맞추어서 날을 잡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자대에도 갔으니 우선적으로 네가 부대 선임들과 적응부터 하고 면회는 너무 집착하지 말자. 어차피 토요일과 일요일에 가는 것이니 아빠 시간 많아. 네가 시간만 되면 당장 이번 주라고 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네가 빠르게 자리를 잡기 바라는 마음이란다. 그리고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졸병은 어디에 있어도 어렵고 긴장의 연속이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야 한단다. 지금까지는 신병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는데 앞으로는 자주 오나보더라 군대는 후임이 빨리 들어와야 편해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누구나 후임을 엄청 기다리게 된단다. 그런 것도 군대 복이라는 것이다. 아빠는 군대 생활 할 때 후임이 엄청 늦게 오는 바람에 졸병생활을 오래 한 기억이 난다.
또한 네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모든 일에 어려움이 있으니 우선 너의 마음에 문을 활짝 열고 시작해야 하는 것이란다. 내 마음에 문을 닫아 놓고 상대방이 먼저 문을 열기 바란다면 네가 졸병으로서 잘못하는 것이니 절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졸병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을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우면 육체적으로 피곤할 수 있으니 말이다. 군대에서의 자존심이란 적과의 승부에서 이기고 지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해라. 선임과 후임 간에는 계급과 명령만 존재하는 것이란다. 그러니 너의 자존심은 아빠가 잘 가지고 있을 테니 아무런 걱정 말고 계급에 충실한 군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빠가 아들에게 늘 원론적인 말만 하게 되어 미안하구나. 하지만 군대는 원칙이 중요하고 변칙은 상상하면 안 되는 집단이기 때문에 어려워도 인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렇게 되었구나. 이런 아빠의 말이 나중에 이해가 되는 날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너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은 만나고 많은 것을 경험해야 사회에서 많은 도움이 되니 어렵다 생각 말고 네에 스펙을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길 바란다.
어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기분 좋은 하루였단다. 아들의 전화로 시작하여 대대장님의 전화로 하루를 마무리했으니 말이다. 아들! 오늘도 열심히 필승을 외치며 살아보세!
2012.04.10.(화)
차분한 아침을 출발하며 아빠가. 밥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