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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깊이

by 불멍

슬픔의 깊이가 너무 깊어서

그 깊이가 가늠이 되지않을때가 있다.

그 안에 빠져 허우적되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을 스스로 포기할 때가 있다.


아버지가 혼자 되시고

가족 단톡방을 만들었다.

자식들에게 절대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끝까지 혼자 사시겠다고 고집을 꺾지않으셨던 아버지는

단톡방에 하루 세 끼 밥먹는 것을 올리는 것으로 타협하셨다.


매 끼니 꼬박꼬박 사진을 보면서

가족들은 안도했고

손님이 와서 외식을 하실때면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에

감탄도 했다.


삼우제를 끝내고 왔다.

점심시간인데 단톡방에 알림이 없다.

순간 깨달았다.

이 단톡방에 다시는 아빠의 식사가 올라오지 않겠구나.


돌아가시기 불과 며칠전까지 읽고 계시던 책,

들고 다니시던 지갑

물건들에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온기

다시 깊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마음의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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