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멋

by 박상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맛있다’라는 표현은 주로 음식을 먹을 때 사용하지만, 때로는 시각적인 대상에 자극받은 뇌가 미각적인 경험을 소환하여 맛으로 표현하도록 하기도 한다. 반드시 미각 기관을 동원하지 않아도 상상과 느낌으로 맛이 있는 느낌이 들 때 인간은 맛과 관련한 경험은 활성화한다.


‘멋있다’라는 표현 또한 마찬가지다. 멋과 아름다움은 같이 또 다르게 사용된다. 시각적인 자극이 인간의 취향과 느낌을 자극하고, 따라 하거나 감상하면 행복한 느낌이 드는 현상이 아닐까? 맛으로 치면 일종의 포만감이라고나 할까.


이 시대에는 수많은 맛과 멋이 공존한다. 인류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맛과 멋이 존재한다. 때로는 맛과 멋에 공감하고 완벽하게 일치하기도 하지만 때론 공감하나 일치하지 않기도 하고, 공감하지 않으나 일치하는 다양한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인생살이를 맛있고 멋있게 살 수만 있다면,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멋진 인생이 아닐까? 그러나 항상 맛있고 멋지게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지는 현실의 고민이다. 자연에서 느끼는 미학적 감상에서부터 음식과 사랑을 느끼며 행복해하는 인간의 본능이자 가장 가치 있는 활동의 정점이 고스란히 맛과 멋을 통해 드러난다.


내가 걸어가는 길이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따르도록 할 만큼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인플루언스(Influencer)’라 칭하고, 대개 이런 범주의 사람을 좋아하고 열광하는 이유가 그들이 표현하는 맛과 멋이 자신과의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과도하게 타인의 영향력에 지배당하면, 자신이 가진 맛과 멋을 잃고 방황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고유한 맛과 멋을 가진 생명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색과 빛깔로 인생을 맛나고 멋있게 살아갈 당당함을 잃지 않기를 희망한다.


나도 내 인생의 맛과 멋을 지킬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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