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by 박상준


사전에 보라색은 “파랑과 빨갱이 겹친 색. 우아함, 화려함, 풍부함, 고독, 추함 등의 다양한 느낌이 있어 예로부터 왕실의 색으로 사용되었다. 품위 있는 고상함과 함께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게 하며 예술감, 신앙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한, 푸른 기운이 많은 보라는 장엄함, 위엄 등의 깊은 느낌을 주며, 붉은색 기운이 많은 보라는 여성적, 화려함 등을 나타낸다.”라고 표현된다.


아내는 이런 보라색을 유독 좋아한다. 과거부터 이유 없이 그냥 좋단다. 특별한 의미가 있어 좋아한 것이 아니라고 아내가 말하지만, 나는 보라색이 아내의 영혼이 곁든 색상이라 여긴다. 맑고 순수하다 못해 부족하고 고집스러운 점도 있지만, 한없이 부드러운 여인. 그런 여자가 좋아하는 색 바로 보라색이다.


나는 색채에 관하여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그냥 색상이 그 사람의 상황에 맞다 아니다 정도만 단순하게 이야기할 정도이다. 그래서인가 내 영혼의 색상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단지 붉은색이 좋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어제는 아내가 속한 합창단의 정기 연주회가 있어 절친한 지인이 평소 보라색을 좋아하는 집사람을 위해 보라색 가득한 꽃다발을 선물로 보냈다. 아내는 마치 자기 색상을 선물 받은 양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라색이 내 아내의 색인가 하고 나도 모르게 동조하는 모습이 참 웃긴다.


살다 보니 세월은 참 빠르게 그리고 아프게 빨리도 우리 곁을 지나간다. 인생의 세월에 바뀌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보라색 사랑이 변화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사랑도 저 보라색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아직도 미소가 아름답고 생각의 영혼이 맑은 아내가 사랑하는 보라색 아닌가.


오늘 나도 그 보라색으로 단장하고 내 사랑 앞에 당당하게 서고 싶다.


보라색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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