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by 박상준



진료가 끝날 무렵 동료와 점심으로 국수를 먹기로 했다.


가끔 둘은 시원한 멸치 육수를 우려내고 부추를 고명으로 한 단출한 국수를 먹으러 차를 타고 병원에서 다소 떨어진 마산중학교 담장 아래에 있는 허름한 국수집을 찾는 수고를 마다치 않는다.


주인 할머니는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국수를 말아내고, 설거지도 하면서 그야말로 북 치고 장구 치며 바쁘게 몸을 움직인다. 그냥 보기에는 간단해도 이 국수는 시원한 멸치 육수가 뿜어내는 진한 맛과 내 마음속 어느 시절과 먹던 추억이 맞닿아 있어 더욱 맛나게 느껴지진다.


쌀이 귀한 어린 시절 당시 도시에는 미국의 원조 덕분에 밀가루가 넘쳤고, 이로 만든 국수는 서민의 주린 배를 채워주었다. 특히, 한여름 더울 때 어머니가 멸치육수에 어묵을 넣고 부추 나물을 곁들인 국수를 말아주면 참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립고 또 그립다.


그 그리움으로 오늘 점심은 국수다.


내 마음속에 자리한 그 시절로 돌아가 국수를 먹으며 어머니의 미소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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