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醫師)

by 박상준


어지럼증이 생길 만큼 빠르게 그리고 많은 의료와 관련된 이슈가 사회면을 채우고 있다. 이토록 국민의 관심거리가 된 적이 있었던가? 내가 의사라는 직업을 갖은 이래로 급격한 사회 변화가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더라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것은 아직도 변화에 둔감한 내 성격의 탓이 아닌가 한다.


의사! 환자의 고통과 환부, 찢기고 고름으로 더러워진 몸을 자신을 대신하여 만지고, 치료하기 위해 무거운 육체의 무게조차 정신적 의지로 극복해야 하는 더럽고 추하고 비린내 나는 곳에서 피어나는 야생화 같은 작지만 빛나는 존재라 생각한다. 너무 과하게 표현하였다 해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에 남는 것은 내 인생이 내게 남긴 마음의 흔적으로 생각한다.


신이 아니지만, 신이 되어 고통과 절망에 신음하는 환자를 구하려 하는 의지와 인내가 없다면 참기 힘든 생활을 하고 미처 배운 의술의 위대함을 느끼려는 시점에 두 갈래의 선택지를 요구하는 인생의 과정을 우리는 받아들일 수밖에, 도망치려 해도 도망갈 퇴로는 없었다.


세월은 쏜살과 같이 우리의 피부와 노쇠한 기억 복잡한 디지털의 어려움으로 불쑥 다가온다. 오십견이 잘 생긴다는 나이쯤에 도착하니 두렵기도 힘들기도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도 멀리 온 자신이 자랑스럽기도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해답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내가 의사로 살며 전생의 운명이 무엇인지 몰라도 과거 혹은 현재를 사는 사람 중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다는 사실에 변함이 없고 그 생명의 위급한 현장에 내 인생이 녹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나 자신이 의사라는 사실에 부끄럽지 않다.


현재의 시각에서 작은 소도시의 의사가 살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아도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아픔을 안아줄 마음만큼은 넉넉하다. 이제 어깨를 펴고 하얀 가운에 번져가는 아름다운 미소를 생각한다.


위대한 인간, 그 이름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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