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작의 꼰대기
어제 오후,
회사 본부 주관으로 각 지역의 영업을 책임지고 있는 마케팅부장 오프라인 회의가 있었습니다.
각 지사별 상반기 마감 KPI 수준을 점검하고 하반기 중점 추진 사항/이슈 등을 이야기한 후
이른 저녁 회식을 위해 차를 2대 나눠서 왕십리로 이동을 했는데요,
저와 한 차에 탄 G 부장이 갑자기 제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했습니다.
(참고로 G는 저보다 2살이 많습니다.)
G : "네가 형편없는 그 직원들을 우리 T 대리점에 보내서 고객 불만이 폭주하고 있잖아?"
나 : "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보냈다고요?"
G : "아, 몰라 몰라... 그 녀석들 때문에 대리점이 너무 큰 피해를 보고 있어!"
나 : "아... 작년에 **희 직원이 그 대리점으로 이직한 걸 저도 나중에야 알았잖아요.."
G : "하여튼 네가 보냈잖아..."
나 : (짜증 나서 아무 말 안 했습니다)
- 잠시 후-
G : "그리고 내가 2년 동안 담당 상권 기반을 잘 닦아 놨으니 네가 와라,
네가 오면 내년에는 실적이 매우 좋아질 것 같은데?"
나 : "엥, 제가 거기에 왜가요?"
G : "내가 다 정비해 놨으니깐 오면 된다니까?"
나 : "그럼 G 부장님이 제 쪽으로 오면 되겠네요?"
G : "내가 힘들게 그쪽으로 왜 가냐? 대가리 총 맞았냐?"
나 : (그 뒤 짜증 나서 아무 말 안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작년에 2개 지역을 통합한 광역지사를 맡아 지금까지 고생을 하고 있는데요,
솔직히 다른 부장들은 직원 수나 관할하는 지역이 제가 맡고 있는 수준의 반도 안됩니다. 예를 들면 제가 관할하는 거래처 매장이 거의 100개이면 다른 분들 중 적은 곳은 20~30개 밖에 안됩니다.
(G 부장 거래처도 50개가 안됩니다.)
즉 제가 챙겨야 할 일이 다른 분들에 비해 거의 2배 이상 많지만 월급은 똑같은 수준입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현재 담당하고 있는 통합 부서의 KPI가 전사 최상위권 수준입니다. 그런데 G 부장 부서는 과거 몇 년간 전사 최하위 수준이고, 올해도 눈 씻고 둘러봐도 G 부장 부서가 특별히 개선될 게 1도 없는데 그 사람은 계속 설레발만 날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대화에서 제가 답답한 배경은 또 이렇습니다.
작년에 제가 관리하고 있는 A 대리점 직원 중 한 명(**희 점장)이 G 부장의 B 대리점으로 스카우트돼서 이동을 했고(전 나중에 알았고요), 이 친구가 몇 달을 간격으로 저희 관할 대리점 직원들 중 3~4명을 B 대리점에 조용히 이직을 시켰습니다.
어차피, 사업 특성상 대리점 간 직원 이동이 빈번하게 진행되기에(그리고 당연히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러려니 알고만 있었는데요, 작년 직원들이 이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G 부장이 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G: (거만한 목소리로) "**희 점장 일 잘하네?, 이 매장 매출이 전사 1등으로 최고를 찍고 있다!"
나 : "네, 그 친구 일 잘하니 잘 챙겨주세요~"
작년에 그렇게 저에게 자랑질을 했었는데요,
불과 1년 만에 **희 점장과 함께 간 2명이 대리점에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회사 윤리 경영실에도 사실이 아닌 말도 안 되는 사유로 딴지를 걸었다고 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G 부장이 힘들 것 같아서 저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이동하면서 G 부장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 모든 원인이 '나'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솔직히 어이기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 안에서 참 기분이 안 좋았는데요,
회식 자리에 도착하고 G와 옆에 앉기가 싫어서 멀리 떨어져 술을 마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 안 지나고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도 G가 또 저를 탓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J 부장이 내 쪽으로 사람을 보내 힘드네...."
저는 못 들은 척 G 부장의 이야기를 무시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짜증 나게 제 탓을 계속하는 겁니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아 밖에 나가 열을 식히면서 주변에 있는 부장들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G 부장이 (사실이 아닌) 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자제 좀 시켜주세요?'
하지만, 역시나 G 부장은 얼마 뒤에 또 저를 안주로 삼았습니다. 저는 이때 거의 이성을 상실할 뻔했고, 정말 너무나 화가 나서 그냥 자리를 파하고 집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 옆에 있는 다른 형과 후배 부장들이 한목소리로 G 부장에게 '그만 좀 하라' 이야기 한 후에야 그 사람은 조용해졌습니다.
(나중에 G에게서 내가 너무 편해서 그렇게 이야기 한 거니 이해하라고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런데 사과의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불편한 회식자리가 끝났는데요,
문제는 그 사람이 철저히 자기 중심적이라 나중에 저를 보면 똑같이 행동할 게 뻔합니다.
저는 이제까지 나름 그 사람과 친하다고 생각했기에 저를 놀려도 그러려니 했었는데요,
앞으로 또 그런 행동을 하면 감정적으로 흥분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차분히 아래처럼 말해 주려 합니다.
'G 부장님, 남 탓 좀 그만하세요, 우스갯소리로 부장님이 지나가면 그 지역에 풀 한 포기도 안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장님이 맡았던 서대문/고양/광진 상권의 실적은 왜 항상 꼴찌이고 분위기도 최악이었을까요? 계속 환경 탓 남 탓하시던데... 아직도 누구 탓인지 모르시겠어요?'
내로남불 끝판왕,
그리고 강자에게는 바로 꼬리를 내리고, 약하고 착한 이에게는 한없이 강한척하는 G...
앞으로는 가급적 그 사람과 엮이지 않고 만나지도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혹시나 회의에서 다시 만나더라도 빈틈을 보이지 않고 사무적으로만 대해야겠습니다.
G 부장님, 소크라테스가 한 말을 천천히 곱씹어 보세요, '너 자신을 알라!'
PS. “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로 잘 알려져 있어요. 델포이 신전의 입구에 새겨져 있던 이 문장은, 인간이 가진 지혜의 출발점은 스스로를 아는 것이라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죠. 이 말은 단순히 자기소개를 잘 하자는 뜻이 아니라, 나의 한계, 욕망, 무지를 인정하고, 진정한 자기 성찰을 통해 삶의 방향과 가치를 찾아가야 한다는 메시지예요.
소크라테스는 말했죠: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그 말 속엔, 참된 앎은 자기 인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철학이 깃들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