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작의 대치 Diary
여러분,
생각하는 황소 수학학원에 대해 들어 보셨는지요?
황소는 상위권 학생들을 위한 심화·선행 수학 전문 학원으로 유명하고, 특히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는 독특한 교육 방식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황소 수학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황소 고시'라는 입학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정확한 경쟁률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입학 자체가 수학 상위권 중에서도 상위권만 가능하도 하며 그만큼 황소는 입학하기가 어렵습니다.(24년 기준 100점 만점 중 10점 미만 24%, 합격선은 보통 20~30점대, 모집 정원 약 330명, 약 1800명 응시로 5배 이상의 경쟁률)
이 어려운 황소에 아들이 지난 2월 2일 입학 테스트를 봤고 일품-실력-심화-경시반 중 정말 고맙지만 약간은 아쉽게도 일품반에 합격을 했습니다. 아래는 지난번에 올려 드린 황소 수학 시험 결과 내용 중 일부입니다.
며칠 뒤,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내에게서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일품, 29.8점부터 실력반인데 29.1점 받음..."
이번 황소 수학 시험, 합격은 했는데 0.7점 차이로 또 일품반이네요.
https://blog.naver.com/smile_2bu/223753980873
합격하고 나서 아들은 황소 일품반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본관은 집에서 멀지 않지만 아들이 다닐 수 있는 일품반 수업 시간이 대치 3관 밖에 없고, 그리고 버스 타기도 애매한 거리라 아들과 엄마는 편도 약 20분 정도를 일주일에 2번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그렇게 2달여를 다니다가 4월에 다시 승급 시험을 치렀고 이번에는 다행히 일품반에서 실력반으로 승급을 할 수 있었습니다.(황소 대치점 블로그를 보니 4월 당시 승급한 친구가 총 7명이었네요.)실력반이 좋은 이유는 주변에 실력 좋은 친구들이 많기도 하지만 대치 3관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본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어서 이동 거리도 줄었고 아들과 엄마가 마음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이렇게 또 시간은 흐르고 6월에 실력반 단원 평가를 보고 나서 다시 승급 or 기존 유지 or 강급의 기로에 섰습니다. 그런데 정말 자랑스럽겠도 아들은 다시 승급하여 7월부터 정원이 총 6명인 심화반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생겼습니다.
그전까지는 일품반과 실력반 문제를 아내가 봐주고 아들과 함께 풀면서 도움을 주었는데요,
심화반은 문제가 너무 어려워 아들뿐 아니라 엄마도 너무 힘들어했습니다. 심지어 주 2회 수업 시간에 퀵 테스트를 4문제 푸는데요, 강급 기준이 평균 2.4 이하 or 단원평가 70점 미만인데 어떤 날은 퀵 테스트를 0점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아들도 힘들어하고 퀵 테스트 점수도 이 정도 밖에 나오지 않자 아내는 단원평가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로 아들이 수학에 흥미를 잃을까 봐 바로 실력반으로 강급해야겠다 마음의 준비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현재 같은 반 친구들이 너무 좋다고 단원 평가도 하지 않고 강급 하는건 싫다는 의사를 표현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아들을 위해서 좋을지 고민하다가 아내가 황소 학원 관계자와 강급 관련 면담을 신청하였습니다. 아내는 학원에 강급 관련해 물어보면 황소에서는 그냥 고민 없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줄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학원 선생님은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황소 : "ㅇㅇ가 단원평가 안 보고 강급을 원하나요?"
아내 : "아니요, 아들은 심화반에 꼭 있고 싶어 하지만 매주 퀵테스트 준비하고 단원평가까지 준비하기 너무 힘들어서 수학에 흥미를 잃을까 봐 내려갈 생각을 하고 있어요."
황소 : "어머니, 심화반은 참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중도에 힘들어서 실력반으로 내려간다는 건 ㅇㅇ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 끝까지 해보지도 않고 회피하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또 강급 결정이 ㅇㅇ의 의지도 아니기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어요?"
아내 : "아, 네...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황소 : "그래서 떨어질 때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단원평가까지는 보고 점수가 낮아 실력반으로 내려간다면 ㅇㅇ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ㅇㅇ가 열심히 준비해서 심화반에 유지가 된다면 그때 다시 고민해 보시죠?"
아내 : "네, 아들과 이야기해보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내는 이 대화를 통해 마음을 바꿔 먹었습니다. 하여 아들에게 단원평가 시험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 보고 만약 점수가 안되면 실력반으로 내려가자고 했고 아들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은 한 가지 부탁 아닌 부탁을 했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거래'라고 해야겠네요.
"엄마, 만약 이번에 내가 단원평가에서 전체 1등 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거잖아,
그렇게 되면 닌텐도 사줄 수 있어?"
"엉?, 당연히 명예의 전당 오르면 뭐든지 사줄 수 있지~"
"yes, 반드시 명예의 전당에 오를 거야!"
엄마 아빠는 지금 강급이 걱정인데, 닌텐도를 반드시 얻고자 하는 아들의 순진무구한 아니 근거 없는 자신감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오간 후 집중을 잘 못하고 어려워하던 아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단원평가가 있던 지난 9월 17일 수요일, 퇴근해서 집에 와보니 아들의 얼굴엔 여유가 있었습니다. 대신 아내가 그날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험은 끝났고 지난 금요일, 드디어 아내에게 결과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황소] ㅇㅇㅇA 학생 5-1 2차 단원평가 성적은 87.5점(반 평균 82.1) 6명 중 2등입니다.
와우, 단원평가 커트라인이 70점인데 다행히 반 2등을 했습니다. 1등은 95점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이번 시험에서 같은 반 친구 6명 중 2명은 실력반으로 강급이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들이 강급되자 아들이 많이 아쉬워했습니다.
결과를 보고 2가지가 다행스러웠습니다. 첫째는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심화반에 남은 거고, 둘째는 닌텐도를 지금 안사줘도 된다는 겁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아들이 닌텐도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할거고 그래서 수학에 당분간 흥미를 느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힘들었지만 대견하게도 황소 심화반에서 살아남은 아들의 이야기는 나중에 '강급 또는 승급되거나 혹시나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경우 다시 한번 풀어 놓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난관이 닥쳐왔을 때 포기하거나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혀 보라'고 조언해 주신 황소 진학 상담자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공감과 댓글은 이부작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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