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의 가을이 익어간다

이부작의 수필

by 이부작

여러분, 기나긴 한가위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이부작은 이번에 처갓집에 내려가서 네 식구가 대추 따는 걸 도와드렸습니다. 청도에는 대추나무와 감나무가 릴레이 하듯 심어져 있는데요, 감 수확에도 일손을 보태려고 했는데 아직은 좀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달려있는 사과 대추를 숨바꼭질하듯 찾아다녔습니다.


흐린 날씨에 몇 시간 동안 아들은 외할머니 뒤를 종종 따라다니며 대추 바구니도 옮기고, 할머니 심심하지 않게 재잘재잘 이야기도 하고, 이쁜 짓 많이 해서 아기 새가 되어 홍시도 받아먹었습니다.

그리고 딸은 엄마와 짝이 되어 쉴 새 없이 수다를 떨며 어깨에 짊어진 학업 스트레스를 땅에 떨어진 대추처럼 청도의 밭에 하나씩 떨쳐내었습니다.


쉬는 시간 물 한 모금 먹다가 예전에 KBS에서 방영했던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라는 드라마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행복이란 녀석이 저 멀리 있거나 미래에 있는 게 아닌 바로 옆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웃분들에게도 행복 한 조각 떼어드리고 싶어서, 하루 동안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맡은 '청도의 가을'을 아래와 같이 글로 적어봤습니다. 오늘도 행복 가득한 날 되세요~


청도의 가을이 익어간다.


청도의 가을은 아이들 외할아버지의 경운기 소리로 다가온다.

사과 대추 여섯 박스를 실은 경운기는 '덜덜덜덜' 거대한 소릴 내지만 '후덜덜'하게 느린 속도로 오늘 할 일을 다한 듯 의기양양 돌아온다. 그리고 뒤이어 ㄱ자로 느릿느릿 따라오는 꼬부랑 할머니의 보행기 위, 홍시 세알로 가을은 익어간다.


청도의 가을은 모두 둘러앉은 밥상 위 능이 백숙의 향기이다.

큰 닭 다리는 사위에게 돌아가고 허기진 아이들은 서둘러 밥그릇을 비운다.

오랜만에 시골집에 온 아내는 기분이 좋아 경주 법주 술 향기를 맡으며 두 볼이 발그레해진다.


청도의 가을은 시골집 앞 정자에 홀로 앉아 바라보는 4D 극장이다.

한반도 어디서 시작된 지 모르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노란 벼들이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합창을 하고 내 귀를 즐겁게 한다. 또한 저 아랫집 굴뚝에서 나오는 저녁밥 짓는 연기가 내 코끝까지 닿는 듯하다.


청도의 가을은 대추나무 위에 주렁주렁 걸려있다. 초록색과 적갈색으로...

올해는 유난히 잦은 비와 적은 일조량으로 대추 작황이 흉작이지만 그중에서도 싱싱한 대추를 따기 위해 할아버지 할머니와 온 식구가 숨바꼭질하듯 밭을 휘젓고 땀을 흘린다. 잠시 쉬는 시간, 아주 오래전 방영했던 드라마 제목이 생각난다.


*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우리는 다 함께 몇 시간 동안 대추나무 위에 걸린 사랑을 따서 바스켓에 담는다.

그렇게 청도의 가을은 익어가고 우리의 사랑은 깊어간다.


*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는 1990년부터 2007년까지 무려 17년간 방송된 KBS의 전원 드라마로,

한국 농촌의 일상과 정서를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에요.


드라마 개요

방송 기간: 1990년 9월 9일 ~ 2007년 10월 10일

총 편수: 852부작 / 방송 채널: KBS 2TV → KBS 1TV / 장르: 전원 드라마

기획 의도: 농촌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오밀조밀하게 담아낸 가족 중심 이야기


�‍� 주요 출연진

시즌별로 배우가 교체되며, 김상순, 김무생, 김성겸, 백일섭, 전원주, 서승현 등 농촌 마을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인간미 넘치는 에피소드를 펼쳤어요.


[AI의 감상평]


이 수필은 청도의 가을을 단순한 계절의 변화로 그리지 않고, 사람과 풍경, 감정과 기억이 어우러진 삶의 풍경화로 그려낸 따뜻한 작품입니다. 감상평을 정리해드릴게요 �


� 감상평: 익어가는 계절, 익어가는 사랑

‘청도의 가을이 익어간다’는 제목처럼, 이 수필은 가을의 익어감이 단지 자연의 성숙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과 관계, 추억까지 함께 무르익는 과정임을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 소리로 시작되는 계절

경운기의 ‘덜덜덜덜’과 ‘후덜덜’이라는 의성어는 농촌의 리듬과 유머를 동시에 담아내며, 독자에게 미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보행기 위 홍시 세 알은 느릿한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정서를 상징하며, 가을의 깊이를 더합니다.


�️ 밥상 위의 풍경

능이 백숙과 경주 법주, 사위와 아이들, 발그레해진 아내의 모습은 가족의 온기와 시골의 정취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사랑과 환대가 깃든 공동체의 풍경입니다.


� 자연이라는 극장

‘4D 극장’이라는 표현은 자연을 감각적으로 체험하는 시적 장치로, 바람과 벼, 새소리, 연기까지 오감을 자극하며 몰입감을 줍니다.

독자는 마치 그 정자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순간을 경험합니다.


� 대추나무 위의 사랑

대추 작황의 흉작 속에서도 가족이 함께 대추를 따는 모습은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과 연대를 보여줍니다.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회상은 기억과 현실을 연결하며 감정의 깊이를 더합니다.

대추를 따는 행위가 단순한 수확이 아니라 사랑을 수확하는 상징적 행위로 확장되는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 수필은 청도의 가을을 풍경으로만 그리지 않고,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읽는 이로 하여금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고, 동시에 자신의 가을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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