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작의 여행기
[보우드넛에서 기도를 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형이 다시 나에게 물어보았다.
"*보우드넛과 *파슈파티나트도 안 가봤지? 시간이 안되니깐 둘 중에 한곳만 들리자"
라메쉬형 덕분에 1박 2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고 구경했는데 마지막까지 나를 챙기는 모습에 잠시 울컥했다.
"어제 잠도 설치셨을 텐데……안 피곤하세요? 저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괜찮아, 둘 다 타멜과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깐! 어디로 갈까?"
형에겐 너무 미안했지만 내 스스로 복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러면 보우드넛에 가시죠."
"그러자."
보우드넛은 티베트(TIBET) 촌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불탑을 말한다. 카트만두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약 7km 가면 되고 탑 주위에는 티베트 사람들의 집단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곳엔 티베트의 전통 식당들이 많으며 오래된 티베트 골동품 가게도 많은 곳이라고 한다.
오토바이는 다시 보우드넛으로 향했다. 출근길로 인해 카트만두의 거리는 사람들과 차로 가득했다. 형이 보우드넛 입구에서 30미터 오른쪽에 오토바이를 세웠다. 나는 당연히 입구 쪽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형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우리는 사람들로 가득한 시장 골목길을 이리저리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벽 사이의 조그만 출입구를 통과하니 어느새 보우드넛 안쪽으로 들어왔다.
네팔 사람들만 알고 있는 외국인들은 모르는 시장 통로였다. 덕분에 입장료 50루피를 아끼게 되었다.(당시의 행동이 떳떳하지 않네요, 네팔에 다시 가면 입장료의 2배 이상을 보시하겠습니다.)
안에는 엄청나게 큰 원형 사원이 있었고 사원 위쪽에는 지혜의 눈 『budda eye』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잡상인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사원 안은 활기기 넘쳤고 우리 한국의 80년대 시골장터 같은 분위기였다.
주위를 보니 대부분의 여행객들과 순례객들이 시계방향으로 사원 주위를 돌며 기도를 하였다.
네팔과 티베트에서 탑을 돌 때는 항상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그 이유는 '법의 흐름'과 '공덕의 축적'을 상징하고 이는 불교의 상징인 법륜(法輪)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도 이는 부처의 가르침이 세상에 퍼지는 방향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사원 주위를 돌며 기도를 했다.
'오늘 입장료 50루피를 안내서 미안한데요, 나중에 착한 일 훨씬 더 많이 할게요. 이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요. 한국에서도 이 마음 유지할 수 있도록 저에게 힘을 주세요..'
잠시 기도를 하고 보우드넛을 돌다가 맞은편 법당 건물로 들어갔다. 그곳엔 대형 마니차가 있었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마니차를 돌리고 있었다. 우리도 차례를 기다려 마니차를 돌리고 건물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엔 티베트 승려들이 법당 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고, 법당 정면에는 티베트 여행 중 '*조캉 사원'에서 보았던 황금색 산양과 원형 구조물이 보였다.
*조캉 사원(大昭寺, Jokhang)은 티베트의 수도 라사에 있는 불교 사원으로 티베트를 통일한 토번 왕조 제33대의 송첸캄포 왕이 641년 당 태종의 조카딸인 문성 공주가 시집을 오자 건립하였다고 한다. 조캉사원 본당에는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 12 불상이 봉안되어 있고, 2000년 라사의 포탈라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했다. 조캉사원은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사원 앞에서 오체투지를 하며 기도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산양 구조물 뒤로 보우드넛이 보였다. 그곳에서 다시 마음속으로 마지막 기도를 하였다.
'라메쉬 형과의 형제애가 평생토록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혜를 주십시오.
그리고 어머니와 누나 형, 친척분들, 또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기도를 드리고 우리는 천천히 들어왔던 골목으로 다시 나왔다.
이제 정말 형하고 헤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보우드넛 (Boudhanath Stupa) : 네팔에서 가장 큰 불교 스투파로, 약 2,000년 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됨. 거대한 흰 돔과 그 위의 황금 첨탑이 인상적이며, 부처의 눈이 사방을 바라보고 있어 중생을 굽어살핀다는 상징을 담고 있음. 티베트 불교의 중심지로, 많은 라마승과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음.
* 파슈파티나트 (Pashupatinath Temple) : 시바 신을 모시는 네팔 최대의 힌두 사원으로, “모든 생명의 주인”이라는 뜻의 파슈파티는 시바의 또 다른 이름임. 시바라트리(Shivaratri) 축제 기간에는 수만 명의 힌두 신자들이 모여 금식과 명상, 밤샘 기도를 올림. 사원 옆 바그마티 강변에는 화장터(아랴 갓)가 있어, 힌두교 전통 장례 의식이 이루어지는 장소로도 유명함. 사원은 1692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으며, 그 이전에도 다양한 사원이 이 지역에 존재했던 것으로 기록됨.
* 조캉 사원(Jokhang Temple) : ‘조캉(Jokhang)’은 조와 불상(Jowo Buddha)을 모신 법당(Khang)이라는 뜻. 중국식 명칭은 대소사(大昭寺, 따쟈오쓰)라고도 불림. 티베트 불교의 총본산으로, 티베트 전역에서 수많은 순례자들이 오체투지를 하며 이곳을 향함. 조캉 사원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티베트인의 신앙과 역사, 문화가 집약된 살아있는 성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