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제목은 맨 밑에 20

이부작의 詩

by 이부작

연말이라 계속 송년회 일정이 있습니다. 오늘(목)은 사당역에서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부서 동료들과 조개 전골을 먹으며 14년 전 이야기를 각자의 추억 보따리에서 풀어 놓았습니다. 14년이라는 긴 시간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세월의 흔적은 풍화된 듯 우리들을 중년의 아저씨로 변신 시켰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1년에 한 번 정도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서 수다를 떨다 보니 그때 그 청춘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1차에서 이부작은 술을 맥주 2~3잔만 마시고 2차는 커피숍에 가서 차를 마시다가 다들 집이 멀어서 10시 30분쯤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과음하지 않고 마음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선배 후배들이 있어서 든든한 밤입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도 그리고 나중에 자연인이 되더라도 이 모임은 지속되길 바래봅니다.


이제 시 이야기를 간략히 하겠습니다. 이 시를 쓰게 된 계기가 정겨운 별꽃님의 아래 글을 읽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초안을 적어놨었는데요, 몇 날 며칠 더 이상 진전이 안되다가 오늘에서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 부제는 '동음이의어 + 띄어쓰기 詩'로 말 그대로 단어의 음은 같으나 뜻이 다른 글자를 활용해 봤고 또한 띄어쓰기 변화를 통해 전혀 다른 의미를 도출해 봤습니다. 예를 들자면 '내년에 도착한 딸이 될게요', '내년에 도착한 시 쓸게요', '12월에 도착한 글 쓰구요' 형태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시의 제목을 제일 마지막에 등장시킨 언어유희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래 시를 읽으실 때 실제 제목은 무엇일지 문제 풀듯 생각해 보시면 재미있을 겁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sebby2001/224099933113




시의 제목은 맨 밑에 20_이부작

(부제 : 동음이의어+띄어쓰기 詩)


폭설이 내려 벗고 시원,

당신은 어디 오십니까?


내년에 도착 하시나요?

궁금해 진짜 가시나요?


점심은 부정 부페 먹고

무지개 같은 회사 퇴근


아버지 회사 주신 저녁

내동생 고기 먹고 들린


이름을 바꾼 신원 세탁

옆가게 바로 정의 상실


털장갑 밀수 알선 하고

눈싸움 하며 자꾸 만


어머니 가방 에서 꺼낸

머시가 정말 멋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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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리 장난감


(시의 배경 설명 by 이부작)


이 시는 띄어쓰기와 동음이의어를 가지고 한 직장인의 관점에서 눈 오는 하루를 담담하게 묘사한 시입니다. 아래에 짧게 시의 배경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연) '폭설이 내려 벗고 시원'은 화자가 벗 고시원 앞에 서있는 흰 눈 오리를 바라보며 이 오리는 어디 '오'씨인지 궁금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운 사람이 어디쯤 오시는가 궁금해하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2연) 또한 그리운 이가 내년 언제 도착할지 궁금해하는 표현인 동시에 이 눈 오리가 너무 리얼해 착한 오리인지 수컷인지 암컷인지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또한 그가 도착하자마자 바로 가시는지도 물어보고 있습니다.


3연) 출근해서 점심을 부정(父精) 부페에서 먹고 무지개 같은 분위기의 회사에서 퇴근을 합니다.


4연) 퇴근하고 아버지께서 저녁에 회를 사주신다고 해서 1차를 하고 2차는 대전 서구 내동에 있는 '내동 생고기'를 먹습니다.


5~6연) 그리고 식사 후 이름을 바꾼 신원 세탁 옆가게 '정 의상실' 옆의 밀알 수선에서 털장갑을 고치고 집 앞에서 친구와 눈싸움하며 신나게 놉니다. 그런데 눈싸움하면 항상 지는 화자입니다.


7연) 마지막에 화자는 눈싸움을 하고 나서 어머니 가방 or 어머니가 방에서 꺼내준 정말 멋이 나는 장난감으로 귀여운 '눈 오리'를 만들면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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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https://blog.naver.com/smile_2bu/224076547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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