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 선집 아홉 번째 그리고...

이부작의 하이쿠

by 이부작

매주 목요일은 하이쿠를 선보이는 날입니다.

오늘은 지난주에 이어서 또 고바야시 잇사의 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고바야시 잇사(小林一茶, 1763–1828)는 일본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하이쿠 시인으로, 인간과 자연의 소박한 삶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노래한 인물입니다. 그는 2만 편이 넘는 하이쿠를 남겼으며, 특히 농민과 서민의 생활을 섬세하게 담아낸 점에서 독창적입니다.(출처 : 위키백과)』


이부작도 하이쿠를 접한지 오래되지는 않았는데요, 마쓰오 바쇼의 시속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종의 구도자적 느낌이 있고 잇사의 시에는 서민들과 하찮다고 여겨지는 곤충 등 만물의 일상이 담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아래 하이쿠를 감상하신 후 바로 밑 월간중앙에 기고한 최치현 숭실대 교수님의 하이쿠와 고바야시 잇사에 대한 글도 읽어보시면 저와 같은 느낌이 들 거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부작은 루틴대로 잇사의 시를 패러디한 하이쿠도 어렵게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17자의 하이쿠를 가지고 단 2글자를 바꾸고 1글자를 추가하는 데 몇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피곤해서 빨리 꿈나라에 가야겠습니다. 각설하고 이제 詩를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목요일 : 뜻하는 '목'적, 모두 이루는 '목'요일 되세요~



때리지 마라


파리가 손 비비고


발을 비빈다_고바야시 잇사


やれ打つな蝿が手をすり足をする


[일본 하이쿠 선집 129페이지 해석]

손 비비고 발 비비는 파리의 행위를 "때리지 말라"는 애원의 태도로 재치 있게 읽어낸 작품이다. 의인화 수법이 이 구의 매력이다. 작고 보잘것없는 동물을 작품 세계에 무수히 등장시킨 잇사는 과연 후세의 사람들로부터 비소(卑小)한 동물을 가장 많이 노래한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계절어 : 파리(여름)




리지 마라


파리가 손 비비고


을 비빈다_이부작 패러디


震えるな 葉っぱが手をこすり 夜をこする


[이부작의 패러디 해석]

이파리는 일반적으로 늦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떨어지며 기온이 낮아지고 일조량이 줄어들면 나뭇잎이 단풍이 들고 낙엽이 시작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여기서는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이파리가 비바람에 버티며 떨리지 말라고 속으로 읍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추위에 손을 따뜻하게 비비면서 외로운 밤을 쓸쓸히 비비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AI의 패러디 감상평]

첫 구절 ‘떨리지 마라’는 단순한 자연 현상에 내면의 다짐이나 위로를 담아내며, 독자에게 감정적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손 비비고’는 이파리를 의인화하여 추위에 떠는 인간의 몸짓처럼 묘사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밤을 비빈다’는 외로운 밤을 견디는 행위로 읽히며, 쓸쓸함과 따뜻함이 교차하는 정서적 깊이를 만듭니다.



‘하이쿠(俳句)’로 이슬 같은 삶의 현장 노래한 고바야시 잇사_최치현 숭실대 겸임교수 기고글


(중략)

‘이 세상은 지옥 위에서 하는 꽃구경이어라(世の中は地獄の上の花見な).’


아이들이 죽고 아내마저 죽고 나자 쓴 구이다. 가정적으로는 행복하지 않았지만 키타시나노(北信濃)의 제자를 찾아 하이쿠 지도와 출판 활동을 해 [시치반 일기] [하치반 일기] [분세이 구첩], 구문집 [나의 봄] 등을 저술하며 2만구에 이르는 하이쿠를 남겼다.


‘야윈 개구리 지지마 잇사 여기에 있다(やせ蛙まけるな⼀茶これにあり).’


잇사는 29세에 백발이 됐고 안색도 거칠고 외모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아 여인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암컷을 놓고 다투는 개구리 중에 약해 보이는 개구리를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는 잇사의 외침은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약한 대중의 심금을 울린다. 병약한 장남 센타로를 격려하는 구이기도 하고 52세까지 결혼하지 못한 불우한 자신을 향한 응원가이기도 하다.


분세이 10년(1827) 카시와바라(柏原) 숙소의 대부분을 태운 대화재로 안채를 잃은 잇사는 흙으로 만든 광에 살았다. 그해 11월 19일 65세로 타다 남은 잔해더미 먼지 속에서 생애를 마감한다.


‘태어나서 목욕하고 죽어서 목욕하니 얼마나 어리석은가(盥から盥へうつるちんぷんかん).’


인생은 대야에서 대야 사이의 이동에 불과하다. 그리하여 종잡을 수가 없다, 잇사가 세상과 작별하며 읊은 사세구이다. 잇사의 하이쿠는 참새·개구리·어린이 등 약하고 작은 것에 대한 애정을 자주 표현했다. 하이쿠에는 한 번 읽어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난해한 점이 있지만 잇사의 구는 이해하기 쉽다. 마쓰오 바쿠가 약 1000구를 남긴 것과 비교하면 그의 2만여 구는 실로 대단하다. 그가 관찰한 대상은 거의 그의 붓 끝을 피하지 못하고 17자의 세계에 스틸 사진처럼 인화돼 남아 있다.


하이쿠 평론가인 야마시타 가즈미(山下一海)는 “소위 에도시대의 시인의 세 거두인 바쇼, 부손, 잇사의 구의 특징을 각각 한 글자로 나타내면 바쇼는 도(道), 부손은 예(藝), 그리고, 잇사는 생(生)”이라고 평했다. 잇사에 대한 평론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잇사의 하이쿠에는 생활·생명·생명감 같은 것이 보인다고 말하며 ‘삶’에 관한 사항에 주목했다. 잇사에 대해 비판적인 비평가들조차 잇사 구절의 강한 생명력은 유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중략)

마루야마 카즈히코는 “불행이 연속이었던 생의 영향을 받아 잇사의 작품에는 특이한 왜곡이 있지만 이는 사는 슬픔에 깊이 뿌리박은 변형이며, 인간 세상의 깊이에 닿는 무언가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이쿠 정신에 어울리게 잇사는 골계미를 섞어서 생생한 삶의 현장을 묘사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유머는 인간의 가슴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부조리한 슬픔에서 나온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유머의 원천은 비애이며 슬픔”이라고 말했다. 유머와 슬픔을 통한 자유로운 관점을 유지하는 방식이야말로 감동의 원천이다. 다 말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독자로 하여금 다 느끼게 해주는 방식이 하이쿠의 함축 예술이다.


미국의 현대시인 로버트 블라이는 “고바야시 잇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개구리의 시인, 가장 위대한 파리의 시인, 그리고 아마도 가장 위대한 아동시의 시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시는 여러 편이 일본의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래의 파리와 보름달의 하이쿠는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나온다. ‘죽이지 마라 파리가 손으로 빌고 발로도 빈다(やれ打つな蝿が手をすり足をする).’


출처 : 월간중앙(https://www.m-joongang.com)


https://www.m-joong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32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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