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이런 시' 그리고 '이란 詩'

이부작의 '좋은 시'

by 이부작

여러분,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상 시인님을 알고 계실 겁니다. '간단히 말해, 이상(李箱, 본명 김해경)은 1930년대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 건축가로서 초현실주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펼친 인물입니다(위키백과)' 오늘은 천재 시인 이상 작가님이 1933년 '카톨릭 청년'에 발표한 『이런 시(詩)』를 소개해 드립니다. 이 시는 발표 당시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띄어쓰기를 거의 하지 않은 형태로 실렸고, 지금 널리 알려진 ‘붙여 쓴’ 판본이 원문에 가깝다고 합니다. 먼저 아래 띄어쓰기를 파격적으로 배제한 '이런 시'를 띄어쓰기를 잘 하시면서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시(詩)_이상


역사(役事)를하노라고땅을파다가커다란돌을하나끄집어내여놓고보니도모지어데서인가본듯한생각이들게모양이생겼는데목도(木徒)들이그것을메고나가드니어데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쫓아나가보니위험(危險)하기짝이없는큰길가드라.


그날밤에한소나기하얐으니필시(必是)그돌이깨끗이씻겼을터인데그이튿날가보니까변괴(變怪)로다간데온데없드라.어떤돌이와서그돌을업어갔을까나는참이런처량(悽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作文)을지였도다.


「내가그다지사랑하든그대여내한평생(平生)에차마그대를잊을수없소이다.내차례에못올사랑인줄은알면서도나혼자는꾸준히생각하리다.자그러면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내얼골을물끄러미치여다보는것만같아서이런시(詩)는그만찢어버리고싶드라.


글 이웃님들,

'이런 시'를 읽고 여러분들은 이 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이 시에 대한 해석은 아래와 같이 다양합니다.(네이버 AI 브리핑 발췌)


사랑 시로 보는 관점: 떠나간 연인을 돌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으로, 끝내 잊지 못하는 사랑의 고백.

풍자적 관점: 당시 낭만적 사랑 시를 조롱하며, 현실의 무력감과 시대적 우울을 드러낸 알레고리.

알레고리적 해석: 돌과 그대의 관계를 통해, 내면의 욕망과 상실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작품.


* 알레고리는 다른 주제를 사용해 유사성을 넌지시 드러내어 주제를 표현하는 수사법으로, 이야기 전체가 하나의 맥락으로 제시되는 큰 규모로 구현됩니다. 은유보다 길게 지속되고 더 충만한 의미를 담으며, 유추는 이성에 호소하고 알레고리는 상상에 호소합니다.


'이 시는 사랑 시로 읽히기도 하지만, 4연의 ‘찢어버리고 싶다’는 구절로 인해 낭만주의에 대한 조소라는 해석도 제기됩니다. 결국 이상 문학은 해석이 열려 있어 정답이 없다는 견해가 제시됩니다.

%EB%8B%A4%EC%9A%B4%EB%A1%9C%EB%93%9C.jpg?type=w1 시인 이상(왼쪽부터)과 소설가 박태원, 시인 김소운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처음에 '이런 시'를 읽고 패러디를 해보고 싶어 한두 글자를 바꾸거나 더하고 빼서 전혀 '다른 시'를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아 포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 제목을 '이란 시'로 바꿔보니 갑자기 '이란의 시'들이 궁금해졌습니다. 하여 AI에 이란 시중 유명한 게 있으면 알려주라고 입력하니 아래와 같이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이란의 대표적인 유명 시 작품은 피르도우시의 《샤흐나메》와 오마르 카이얌의 《루바이야트》입니다. 이 두 작품은 이란 문학뿐 아니라 세계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루바이야트는 오마르 카이얌 (Omar Khayyam) 작가가 11~!2세기에 쓴 작품으로 철학적 사유와 인생의 무상함을 담은 4행시 모음이며 '인생은 짧고, 술잔은 가득 채워라' 같은 인생의 허무와 쾌락주의를 담은 시구로 유명하며 에드워츠 피츠제럴드의 영어 번역으로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AI 답변에서 발췌)


위 설명을 읽으니 루바이야트에 담긴 시들이 더욱 궁금해져서 루바이야트에 실린 대표 시를 찾아봤습니다. 아래는 24년 9월 10일 관훈클럽에서 열린 『영시로 즐기는 페르시아 4행시 루바이야트』에 실린 40편의 시 中 처음 두 편인데요, 이 두 시를 마음을 열고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루바이야트 4행시를 읽어볼수록 중국의 한시와 여러모로 닮아 있고 또 이 시들이 일본의 17자 시 하이쿠와 우리나라의 시조와도 결이 비슷한 걸 알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글이 너무 길어져 여기서 마무리하고 추후에 다시 이란-중국-일본-한국의 시조까지 포함해서 다시 비교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천재 시인 이상 님의 '이런 시'와 페르시아의 빛나는 '이란 시' 감상하시면서 몸과 마음은 따뜻한 하루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금요일 : 값비싼 '금'처럼 가치 있고 빛나는 '금'요일 되세요^^


(1)

AWAKE! for morning in the Bowl of Night

Has flung the Stone that puts the Stars to Flight

And Lo! The Hunter of the East has caught

The Sultan’s Turret in a Noose of Light

(깨어 일어나라! 아침이 밤의 큰 술잔 속에/ 돌을 던져 별들을 패주 시켰으니/ 또 보라! 동녘의 사냥꾼이 빛의 올가미 밧줄로/ 술탄의 작은 성탑을 사로잡았으니.)


(2)

Dreaming when Dawn’s Left Hand was in the Sky

I heard a Voice within the Tavern cry

“Awake, my Little ones, and fill the Cup

Before Life’s Liquor in its Cup be dry.”

(새벽의 왼손이 하늘에 있을 무렵, 꿈결에/ 술집에서 외쳐대는 한목소리를 들었네/ “사랑스러운 이들이여, 깨어나 잔을 채우시라/ 생명의 술잔이 다 비기 전에.”)


☞Bowl of Night는 하늘, Stone은 해, The Hunter of the East는 떠오르는 해를 은유한다. 중동 사막지대에서 큰 술잔에 돌을 던지는 것은 “말에 올라타라”는 신호였다고 한다. Dawn’s Left Hand는 동이 완전히 트기 전에 잠깐 밝아지는 ‘가짜 새벽’을 가리킨다. 중동지방에서는 가짜 새벽을 ‘늑대와 양의 시간’이라고 불렀다.


☞황건호 회원은 <루바이야트>의 1,2편 시(詩)가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의 <장진주(將進酒)>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回(그대 모르는가/ 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바다로 쏟아져 흘러가서 돌아오지 않음을) … 將進酒/ 杯莫停/ 與君歌一曲/ 請君爲我傾耳聽(한 잔 드시게나/ 잔 멈추지 마시고/ 그대 위해 한 곡조 읊어보리니/ 나를 위해 귀 기울여 들어보게)

Copilot_20260122_232126.jpg?type=w1
Copilot_20260122_232152.jpg?type=w1


제116회 ‘영시로 즐기는 페르시아 4행시 루바이야트’

영시로 즐기는 페르시아 4행시 루바이야트 영국 시인 에드워드 피츠제럴드(Edward FitzGerald: 1809~83)가 1859년에 펴낸 <오마르 하이얌의 루바이야트(The Rubayyat of Omar Khayyam)>는 영미권에서 시를 대중화하고 영시에 혁신의 바람을 몰고 온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11~12세기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1048~1123 또는 1131)이 쓴 4행시 가운데 75편을 추려 영어로 옮긴 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관훈클럽


https://blog.naver.com/swallow1210/223350629849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하상욱님 시 패러디_시방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