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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tbear Jun 10. 2021

멘토

나의 흔들림을 잡아 준 사람들

인간에게는 부정 편향이 있다. 긍정적인 기억보다 부정적인 기억이 더 잘 남는다고 한다. 나에게도 긍정적인 삶이 없진 않았지만, 나쁜 기억이 더 많이 자리 잡고 있다. 숱하게 안 좋은 기억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기억은 부부싸움이다. 말이 부부싸움이지. 일방통행에 가까웠으니까. 그런 이유로 나는 어릴 적부터 누군가의 아들이자 정서적 남편으로 살아왔다. 어딘가에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았고, 그나마 나의 해결책이 되어준 것들이 바로 책과 유튜브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겠지만, 부모님이 가장 조용하실 때는 내가 공부할 때다. 가만히 앉아서 공부할 때면 잔소리도 없었고, 어색해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앉아 있다가 책 한 권씩 읽고 또 읽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방학 때도 심리학 책과 자기 계발서를 읽고, 복학 후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을 자주 읽게 되었다. 그렇게 책을 좋아하면서도 빠짐없이 유튜브를 챙겨보았다. 힘들었던 나에게 정신승리만 준 것이 아니라, 어렵고 지칠 때 조금씩 동력을 불어넣어 준 채널이 두 개 있다. 바로 higherselfkorea와 체인지 그라운드다.


다른 친구들은 주로 먹방과 겜방을 본다면, 나는 뮤비와 자기 계발 영상을 본다. 팟캐스트처럼 듣기도 좋고, 내 삶에 큰 유익이 될 것을 알고 있기에 더 찾게 되었다. 당장 만족하고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건강하고 나은 미래를 그리고 싶었기에 더 열심히 보았다. 그래서 요가도 조금씩 해보고, 시간을 내서 걷기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가지씩 나의 삶이 나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조금씩 내가 성장하는 맛을 느끼다 보니 더 빠져들게 되었다.


higherselfkorea의 알렉스는 랜선 스승님이라고 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 내 삶을 더 주체적으로 살고, 도전을 멈추지 않게끔 나를 강하게 이끌어 주는 느낌을 강력하게 받았다. 뿐만 아니라 내가 보기 싫던 나의 모습조차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도와준 좋은 채널이었다. 감상으로 쓰는 일기보다 나를 관찰할 수 있는 도구로서 일기를 어떻게 쓰는지 알게 되었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체인지 그라운드는 내 독서의 방향을 다시 잡아준 책이다. 독서가 삶을 회피하는 수단이 아닌 성장의 도구로 어떻게 책을 읽을지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아가 정말 열심히 적용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지금이 살기 좋냐 나쁘냐 항상 말은 많다. 그 논쟁에 대해 예전에는 조금 부정적이었다면, 지금은 굉장히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뀌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책들과 유튜브가 없었다면 지금 나는 작은 세계에 갇혀 현실을 도피하고 그저 주변 사람들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목표를 위해 더 열심히 살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에 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도움이 되고 싶다. '너는 이런 거 배우지 마라', '이렇게 살아보니 후회한다.'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어른, 맞서 싸우다 지칠 때 위로해줄 수 있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 마치 시골 입구에 있는 몇 백 년된 느티나무나 버드나무처럼. 곁을 내어줘도 아무런 흔들림도 없고, 바람이 불어도 가지는 꺾일지언정 뿌리는 뽑히지는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책의 제목처럼 천 번은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한다면, 충분히 더 흔들리고 싶다. 어쩌면 조금은 늦었기에 천 번을 아주 빠르고 격하게 보내고 싶다. 가지는 충분히 꺾여 봤으니 더 굵어질 일만 남았다. 두꺼워지자.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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