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대표님, 집에서는 아빠 그리고 남편
22년 8월.
하늘에 천장이 뚫린 듯이 비가 쏟아지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스타트업 대표님과 미리 약속된 날짜인 오늘 점심을 먹었습니다.
대표님을 안지는 꽤 오래전이지만, 아직 개인적인 얘기까지는 나누지 않은 관계였습니다.
밥을 먹으러 가는 도중에 불현듯 말씀하십니다.
저는 유치원에 다니는 자녀 둘이 있습니다. 대표님은 자녀가 셋이었습니다. 대단했습니다.
자녀 둘을 키우면서 매일매일이 쩔쩔매는데 셋이라니,,,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셋을 어떻게 키우지?
직장인, 특히 사업하시는 분들은 저녁에 모임이 참 많습니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투자를 받기 위해,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등등,,
대표님도 하루하루가 저녁에 많은 사람을 만나는 일정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젊을 때는 저만 챙기면 되니까 누가 뭐라고 하든 마셨지요. 결혼을 하고 자녀가 생기고 나서는 자의와 타의가 반반 섞여 술자리를 확 줄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은 집에서 맥주캔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마실 때는 좋은데 늘어나는 뱃살을 바라보면 한숨이 내쉬어졌지만요,,
저보다 자녀가 하나 많은 대표님의 생활이 찰나의 순간에 부러웠습니다. 어떻게 가능하지?
처음엔 위기도 있었답니다. 그러나 설득의 작업이 있었습니다. 회사 대표로서 지금 활동이 필요한 이유, 이러한 노력이 가져다줄 수 있는 열매, 그리고 주말은 온전히 아이들에 집중하겠다는 약속,,, 아 저렇게 했었어야 하는구나.
대표님의 바깥에서 뛰어난 사업역량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정으로부터, 특히 아내,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요 며칠 술 먹고 와이프한테 혼나는 저로 비추어 볼 때,,, 전 아직 가정의 평화를 갖으며 사회생활하는데 레벨을 한참 높여야 하는 단계인 것 같습니다.
심사역으로서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할 때가 올텐데, 대표님처럼 저도 설득의 작업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누군가가 얘기해 주셨는데,, 애들이 클 때까지는 일단 기다리는게 맞을까요? 나중에는 아빠 안찾는다고 지금 행복할 때 애들한테 집중하라고 하시던데 지금은 그러한 때를 즐겨야 하는 걸까요?
뭐든,,, 신뢰감 있는 남편 모습을 갖는 것은 저는 꼭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