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呼)와 흡(吸)

by 솔내

어떤 단어의 낱말을 풀어보면, 그 단어가 지닌 뜻과 개념을 이해하기 쉽습니다.

‘호흡(呼吸)’도 마찬가지입니다.

‘호(呼)’는 내쉬는 숨, ‘흡(吸)’은 들이쉬는 숨을 뜻합니다.

즉, 호흡은 들이쉬고 내쉬는 행위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들이쉬고 내쉴까요?


생리적 호흡

생리적으로는 산소를 들이쉬고, 이산화탄소를 내쉽니다.

인체는 산소를 활용하여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에너지는 생명 활동의 원천입니다. '이를 어떻게 공급하는가'는 생명활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먹고 마시고 숨쉽니다.


세포는 영양분과 산소를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고 나면 그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이처럼 에너지 생산과정에는 노폐물이 생깁니다. 그렇기에 들이쉬는 것만큼, 내쉬는 것도 중요합니다. 불완전한 배출은 인체 내 노폐물 축적을 일으켜 신체 리듬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호흡근이 약하거나 폐 기능이 저하되면, 이산화탄소가 몸에 쌓이면서 고탄산혈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혈액의 산성화, 세포기능 저하, 피로감, 무기력 등이 뒤따릅니다.

우리가 평소 자각하지 못할 정도의 미세한 호흡 이상도 신체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호흡의 노폐물을 잘 배출하는 것은 인체의 해독과정이자 정화과정이기도 합니다.


수련의 호흡

수련에서 호흡은 이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가집니다.

육체적 에너지뿐만 아니라, 영적, 신성적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생리적 에너지 외 다른 차원의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차원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전 역시 호흡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호흡 하나로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다면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 정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석 삼조의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통합적 호흡법을 요가에서는 프라나야마라고 합니다. 그 뜻은 프라나는 생명의 에너지, 아야마는 확장으로 '생명의 에너지 확장법'입니다.

또 다른 호흡법으로 단전호흡이 있습니다. 호흡을 통해 정(精, 생명의 에너지)을 기(氣)로 전환하고 기를 신성적 에너지인 신(神)으로 전환하는 호흡법입니다. 이를 통해 기와 마음을 함께 닦습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호흡을 통해 복합적인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체계를 공부하는 것이 한방 생리학, 요가생리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종의 무형적인 몸의 생리학입니다.


호와 흡.

숨쉬는 두 행위에는 생명의 순환과 정화, 그리고 내면을 밝혀가는 수련의 길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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