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가 바뀌니 기운이 달라졌다.

개인 행공과 본수련

by 솔내

석문호흡의 수련 순서는 체조, 행공, 본수련, 회건술로 진행되었다. 행공은 정적인 기공자세와 유사했다. 한 자세를 2분씩 하며 12 자세가 한 세트였다. 회건술(回健術)은 건강을 회복하는 도인술로 본수련을 한 후 물입의 상태에서 의식을 깨워 일상의 흐름으로 돌아오게 했다.


점검 때 받은 개인행공은 행공과 본수련 사이 6분의 개인행공 시간에 했다.

북선법은 와식수련의 행공이라서 이미 알고 있는 동작이었다. 일월법 6번은 대맥 단계의 행공이었다. 대맥 수련은 와식보다 두 단계 위의 수련이라서 일월법 6번 자세를 지원장님에게 따로 배웠다.

무릎을 굽히고 앉은 자세에서 양손으로 발목을 잡는 동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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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요가를 해서 척추를 펴는 자세에 익숙한데 이 행공 동작은 약간 몸을 앞으로 굽혀야 했다. 어떤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하며 2분 동안 자세를 했다. 의식이 천천히 안정이 되고 몸의 기운이 아래로 침잠하는 듯했다. 발목을 잡은 것이 기운을 아래로 유도하는 것 같았다.


북선법 행공에도 무릎을 꿇고 앉는 동작이 있다. 10번 동작이다. 이 자세는 양손을 허벅지 위에 올려 손끝이 마주 보도록 한다.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옆으로 벌어진다. 정면에서 보면 팔과 손이 계란 같은 타원형을 이룬다. 이를 통해 기운이 단전 쪽으로 모이는 자세가 되는 듯했다. 동작을 반복하면서 그런 기감(氣感)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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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발목을 잡은 일월법 6번 행공은 기운의 전체 분포가 아래로 더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자세의 형태에 따라 기운이 달라지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반응은 요가할 때도 어느 정도 느껴보았다. 요가의 무드라가 그러한 역할을 한다. 무드라는 손으로 특정한 모양을 만들거나 전신을 움직여 기운의 흐름을 조절하는 자세를 뜻한다. 엄지와 검지를 붙이고 세 손가락을 펴는 것을 갸나 무드라라고 하는데 지혜의 결인(結印)이다. 명상할 때 많이 쓰인다. 누워서 다리를 위로 올리고 손을 등에 받치는 자세로 비파리타 카라니 무드라가 있다. 몸을 역전시킨 결인이다. 목 주위의 에너지를 조절할 때 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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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무드라를 접하였기에 행공의 효과를 좀 더 빨리 인식할 수 있었다. 기운은 몸이 취하는 자세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좀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북선법 2번도 기운을 아래로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직각으로 굽히고 양손은 엄지와 검지를 벌려 허리 아래에 두었다. 이완된 가운데 기운이 단전 쪽으로 유도된다고 느껴졌다. 행공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느끼기 시작하며, 12개 동작의 순서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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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선법 1번은 편안하게 누운 자세다. 양손을 옆으로 45도 정도 벌리고 발은 골반 너비로 벌린다. 아마 사람들에게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하라면 대부분 이 자세를 할 것이다.

나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자세였다. 요가의 사바아사나가 이와 비슷했다. 뜻이 송장자세인데 숨은 의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쉰다'이다. 이완명상에서도 가장 기본으로 삼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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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선법 1번과 2번 두 동작은 심신을 충분히 이완한 다음, 단전으로 기운이 편안하게 집중하는 흐름이라고 느껴졌다. 나의 개인적인 체험이지만 그동안 막연하게 느끼던 것을 개인행공을 통해 그 효과를 새롭게 체득하였다.


행공을 끝내고 본수련에 들어갔다. 중간쯤 진행하였을 때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느낌이 왔다. 단전이 기운으로 찬 것 같았다. 무언가 뭉쳐지듯이 묵직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제 20%를 갓 넘었는데 이런 느낌이 올 수 있나 싶었다. 잠시 후 강한 느낌은 줄고 마음이 충만하다가 고요해졌다.


도담시간에 지원장님에게 수련 체험을 말했다.

“오늘은 단전에 기운이 꽉 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운이 아직 얼마 안 찼을 것인데 이런 느낌이 들 수 있나요?”

“단전에 기운이 아직 많이 차지는 않았지만 현재 도반님 수준에서 기운이 모이는 느낌이 강하게 올 수도 있습니다. 대개 점검을 받고 난 직후 수련이 잘 됩니다. 이때는 기감이 좀 더 강하게 올 수 있습니다. 점검 때 알게 모르게 기운의 도움을 받거든요.”

점검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지원잠님이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수련은 늘 꾸준히 하는 것이 좋지만 특히 점검 전후에는 좀 더 정성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옆에서 점검 때 만났던 정도반이 한 마디 거들었다.

“점검 전에 열심히 하는 것도 수련 진도가 잘 나가는 비법입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시험 전 벼락치기 공부를 이야기한 듯 한지 지원장님 눈치를 살폈다.


지원장님이 덧붙여 말했다.

“중요한 것은 기본입니다. 매일 수련을 꾸준히 하는 가운데 그 시기에 좀 더 정성을 들인다고 여기는 것이 좋습니다.”

수련에는 편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오늘은 이 수련의 뿌듯함을 즐기고 싶었다.

자세와 기운, 마음의 관계를 좀 더 체득한 하루였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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