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쉬고 내쉬기

by 솔내

저녁 수련 시간은 루틴이 되었다. 가게 일을 마치고 서둘러 도장을 향한다.

부인에게 일찍 마치고 나간다는 말을 건네기가 눈치 보이기도 한다. 뭐라 하지는 않지만 을의 입장이 된다. 도장도 늦게 가는 것은 실례가 될까 염려되니 혼자 양쪽의 눈치를 본다.


익숙한 3층 계단을 올라 도장으로 들어갔다. 이미 수련하고 있는 김도반을 보고 자리를 잡았다.

좌식 수련하면서 호흡의 길이가 짧아졌다. 와식 때도 배 불리기가 조심스러웠으니, 호흡이 긴 편은 아니었다, 한 단계 올라가면 호흡이 더 잘 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명치와 가슴 부근이 답답하며 압이 차기도 했다.


압력을 밀어 내리듯이 호흡하니, 조금 내려가다가 곧 열이 오르는 듯했다. 기운이 ‘후욱’하고 가슴과 얼굴로 올라오기도 했다. 당황스러웠다. 다시 상기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그 뒤로 더 조심스럽게 수련했다. 호흡과 몸의 반응을 살피며 수련하니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며칠 수련하다가 지원장님에게 물었다.

"호흡에 압이 찹니다. 깊게 숨 쉬려고 하면 기운이 뜨는 것 같습니다. "

걱정하는 나의 표정을 보며 지원장님이 말했다.

"지난번에 누워서 하는 호흡과 앉아서 하는 호흡이 차이가 있다고 했지 않습니까? 앉아서 호흡하면 몸을 세우는 힘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허리에 힘을 주어야 하고 앞쪽의 배에도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힘을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배에 어느 정도 힘을 준 상태에서 호흡을 하니, 이미 복부의 긴장이 있거나 심신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은 사람이 호흡을 하면 압이 찰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소 가슴 쪽 기운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도 이로 인한 압이 찰 수도 있고요. "

설명을 들으며 왜 앉는 자세와 누운 자세의 호흡이 다르다고 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그럴 때는 앉아서 바로 호흡하지 말고 2~3분 정도 누워서 심신을 이완하고 와식호흡을 하고 난 뒤 좌식수련을 해보세요. 지난번에 배웠던 배풀기를 먼저 하면 더 좋고요. 사실 본수련에 앞서 체조와 행공을 하는 것도 이러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잘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


사전 준비의 중요성과 프로그램 순서에 대한 이해가 조금 넓어졌다.

내일부터 서두르지 말고 사전 준비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수련에서 와식 호흡으로 먼저 이완을 하였다. 편안했다.

호흡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있었다. 죄식수련 단계로 올라와서 그런지 와식 수련은 이전보다 더 편해진 듯했다. 그 편안함에 10분 동안 있었다. 더 누워 있고 싶었지만 앉아서 수련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반은 의무감으로 일어났다.

호흡에 의식을 두고 기다리니 서서히 복부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배를 많이 불리기보다 일단 편하게 호흡하고자 했다. 호흡이 차츰 원활해졌다.


가슴과 명치의 답답함이 없어지진 않았다. 약간 줄은 듯했다.

무엇보다 증상은 있는데 이전과 달리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호흡에 집중되었다.

불편함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둔 채 수련을 이어갔다. 다행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조심스러운 수련을 이어가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느꼈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