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주머니

by 솔내

낮에 일을 하면서 얼른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늘은 수련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다. 저녁 9시경 도장에 갔다. 수련실에 앉아 기다리니 지원장님이 무명천으로 감싼 동그란 주머니를 들고 왔다. 작은 사과만 한 크기였다. 천일염을 넣은 소금 주머니라고 했다.


“소금은 수(水)기운 덩어리입니다. 수기운은 심장의 화(火)기운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견인 작용을 합니다. 기운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단전 자리에 올리고 호흡하면 상기를 안정시켜 줄 겁니다.”

그러면서 물그릇에 소금 주머니의 아랫부분을 살짝 적신 후 석문혈에 올려주었다. 손가락으로 배를 짚지 않고 수련하니 편했다. 소금 주머니의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져 자연스럽게 단전에 집중되었다. 수련 중간에 살짝 졸기도 했다. 상기 증세가 있으면 뇌의 기운이 들떠 의식이 지나치게 각성되고 예민해지기에 쉽게 이완되지 않는다. 실로 오랜만에 수련하며 졸았다.


지원장님은 수련을 시작할 때 어제와 같이, 발 아래쪽에 앉아서 기운이 안정되도록 내려주었다.

호흡은 아직 편하지 않았지만 할 만했다. 이 정도만 되어도 꽤 나아졌다고 느껴졌다.

수련을 마치고 차를 한 잔 마셨다. 다담(茶談)까지가 한 타임의 수련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호흡 수련 중 있었던 반응들에 대해 얘기하면 ‘왜 그런지’ 설명해 주었다.

졸았다고 하니 뭔지 알겠다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기운이 안정이 되기 시작해서 그렇습니다. 심신이 이완되어야 호흡도 자연스러워집니다.”

소금 주머니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효과가 신기하다고 하자,

“상기를 다스리거나 기운을 안정시킬 때 소금이 도움이 됩니다.”하며 응용법도 알려주었다.

“집에서 족욕을 할 때 천일염을 반 컵 정도 넣어 농도를 진하게 만들어 해보세요.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면 혈액이 아래로 유도되고, 소금이 들어가서 기운까지 아래로 내리니 효과가 두세 배 좋아집니다.”


이전부터 죽염을 자주 사용하여 소금의 효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 수련에서도 활용하는 줄은 몰랐다. 자연건강법을 실천하며 느낀 점은 ‘흔한 것이 귀하다’는 깨달음이다. 흔하기로 치면 아마 공기가 제일 흔하고, 그다음이 물일 것이다. 음식으로는 쌀이, 양념으로는 소금이 가장 흔하다. ‘흔한 것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는 사실로 연결된다.


자연은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은 누구나 쉽게 구하도록 해준 듯하다. 공기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흔하게 주어진다. 물도 사 먹는 시대이고, 밥도 작지 않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공기만큼은 여전히 무료로 무한히 공급된다. 자연이 주는 공평무사의 혜택이라고 여겨졌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기(氣)도 이와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는 흔하다 못해 모든 것을 이루는 바탕이다. 하지만 그 효과를 누구나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소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기도 하듯이, 기 또한 어떻게 닦느냐가 중요했다. 불안정한 기운은 각성하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기를 단전으로 안정시키고 모으는 것, 이것이 기를 활용하는 출발점이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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