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장님이 내가 하는 호흡을 살펴보고는 배가 적게 움직인다고 했다.
단전이 있는 석문혈을 중심으로 아랫배가 불러지고 수축해야 기운이 충실히 모인다고 했다.
지금은 윗배만 주로 움직인다며, 배를 불리는 방법을 다시 지도해 주었다.
아랫배를 불리려면 좀 더 숨을 깊이 내려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게 하기가 불안했다.
지금보다 힘을 더 주면 기운이 뜰 것 같았다.
몸의 기운이 덜 안정된 것도 있었지만, 이전의 트라우마로 인해 지레 걱정되기도 했다.
예전에 수련할 때 마음가짐은 ‘장애와 난관은 돌파한다’였다. 하지만 이것이 두세 번 크게 막히고 나니, ‘밀어붙인다고 다 되는 게 아니구나. 자연스럽게 수련하고 순리대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는 여유를 가지려는 태도이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운 상황은 피하려는 면이 있었다. 트라우마와 연결된 신중함이었다. 이전에 명상을 할 때는 한 번 앉으면 대개 두세 시간을 앉아 있었고, 길게는 다섯 시간도 앉아 있었다.
눈을 감았다 뜨면 한두 시간은 물 흐르듯 지나갔다. 집중 수련을 할 때는 하루 10~15시간씩 앉아 있는 용맹정진도 무리 없이 하였다. 이 시기에는 평소 마음이 고요하여 거의 튀는 느낌이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처음 상기(上氣)가 되었을 때, ‘이 또한 뛰어넘겠지’ 하며 매일 10시간 이상씩 그대로 수련을 지속했다.
나의 바람과 달리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나중에는 손발이 차지고, 머리는 무겁고, 가슴은 답답해지는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 잠도 제대로 자기 어려웠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않았던 영적인 현상도 겪었다. 상기로 인한 증세가 심해지자, 때로는 자다가 몸이 마비되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또 어떤 때는 몸 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목숨을 걸고 수련한다’는 각오였기에 물러서지 않고 계속 진행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이대로 수련을 이어갈 수 없다’는 순간이 왔다. 한계에 다다르며 뻗어버린 듯했다. 그때 깨달았다. 고통이 지속되면 의지만으로는 이겨내기 어렵다는 것을.
생애 두 번째로 그런 한계를 실감했다. 이러한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이전처럼 증상이 심해지면 어쩌지’ 하며 위축되게 만들었다.
사실 수련 시작 후, 얼마되지 않아 아랫배를 좀 더 불리려는 시도를 했었다. 곧바로 묵직하고 답답한 기운이 위로 올라오며, 심장과 머리에 압이 차고 꽉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의 놀람을 떠올리며 “방법은 알겠지만, 천천히 진행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지원장님은 처음에는 “겁내지 말고 해 보세요.”라고 하다가 조심하려는 모습을 보아서 인지 '그러자.'고 했다. 나도 수련을 잘하고 싶었지만, 일단은 한 걸음씩 나아가고픈 마음이었다. 지금 이만큼이라도 수련하는 것이 다행이었기에 차근차근 안정적으로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