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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르슬라 Nov 19. 2021

BBC 선정 21C 위대한 영화 100편 개괄

-나는 이렇게 보고 있다

이런 영화 리스트가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여기에 선정된 영화들을 하나씩 보면서 도장깨기 하듯 몇 년간 영화를 봐왔다. 100개의 영화 중 지금까지 감상을 완료한 작품은 68개, 수년간 아무리 뒤져도 구할 수 없는 영화와 구할 수는 있으나 가격이 비싸서 좀 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영화 몇 편 합해 내 손에 없는 영화가 12편 정도. 어떤 영화인지 익히 알고 있으나 보고 싶지 않은 영화가 또 몇 편. (그러나 이 영화들은 볼 생각이다) 그래서 80편 정도가 내가 볼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100위부터 거꾸로 보고 있는데, 리스트를 알게 된 후론 되도록 높은 순위에 등극한 영화들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처음 접한 영화들로 리뷰를 쓰고 있는데, 내가 영화를 보면서 나 혼자서는 결코 알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것들을 많이 알게 되는구나 새삼 느끼고 있다는. 같은 주제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완전히 색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고, 세상 한 구석에서는 지금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며 알게되는 사실들도 있고, 같은 것을 보더라도 이렇게 다르게 볼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관점의 다양함도 알게 된다. 


나는 영화를 보다가 우연찮게 좋은 영화를 만나게 되면 이 영화를 만든 사람, 즉 감독을 알아보게 되고 감독의 필모를 깨면서 본다. 그러니까 내가 극장을 찾는 경우는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이 나왔을 때,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어떤 감독의 회고전, 특별전을 할 때가 대부분이고 가끔 그냥 영화가 보고 싶어서 지금 뭐하나? 하고 그 중 골라서 볼 때도 간간히 있기는 하다. 

그러니까 당연히 이 리스트를 보고는 여기서 내가 본 게 뭐가 있지? 가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본 영화는 2.<화양연화> 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8.<하얀 리본> 21.<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5.<메멘토> 28.<그녀에게> 30.<올드보이> 34.<사울의 아들>(보러 들어갔다가 도저히 못보겠어서 뛰쳐나옴. 어쨌든 개봉 당시 극장에는 갔다)73.< 비포 선셋> 88.<스포트라이트>이다 / 84.<Her>와 87.<아멜리에>는 극장에서 봤는지 아닌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본 영화 중 10개의 영화만 꼽자면 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5.보이후드 8.하나 그리고 둘 9.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10.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1. 인사이드 르윈 28.그녀에게 50.자객 섭은낭(67. 허트 로커와 놓고 고민은 되지만) 84.Her  88.스포트라이트를 꼽겠다. 영화의 전체적인 작품성 이런 거 다 모르겠고 너무 재밌어서 2번 이상 본 영화는 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10.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11.인사이드 르윈(재미있다기 보고 너무 너무 좋아하는 영화다) 19.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33.다크 나이트 50. 자객 섭은낭(재미는 없는데 시간이 지 나면 또 보고 싶어지는 이상한 영화임) 57.제로다크서티(영화 뒤 30분은 뻥 안치고 수십 번은 봄) 84.Her 88.스포트라이트이다. 


이제 이런 훌륭한 영화들을 만든 감독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자. 100개의 영화 중 3편이 순위에 선정된 감독들이 있다. 먼저 코엔 형제(조엘 코엔, 에단 코엔) - 10,11,82위 / 크리스토퍼 놀란 - 25,33,51위 / 미하엘 하네케 -18,23,42위 / 폴 토마스 앤더슨 - 3,24,76위 / 웨스 앤더슨 - 21,68,95위 /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37, 52, 60위

2편의 영화가 선정된 감독들은 리차드 링클레이터 - 5, 73위 / 벨라 타르, 아그네스 흐러니츠키 -53,63위 /캐서린 비글로우 - 57,67위 / 데이빗 핀처 -12,27위 / 테렌스 멜릭 - 7,39위 / 안드레이 즈비야긴체프 -47, 80위 / 스티브 맥퀸 -44, 81위 / 앤드류 스탠톤 -29, 96위 / 토드 헤인즈 -69,86위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46, 98위

 

코엔 형제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은 내가 너무너무너무나도 동경하면서 누가 더 뛰어난가 항상 저울질해보는 감독님들이다. 자기 분야에서 최절정에 이르렀다면 이런거겠지, 싶은 감독님들이 코엔 형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다루면서도 각 작품의 퀄리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음) 그래도 나에게 기회가 주어져서 영화 현장을 탐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놀란 감독님 현장에 가고 싶어서 (초대형 영화를 CG없이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 두 분(실제로 세 분이나) 감독님 중 누가 으뜸이냐? 라고 물어보면 둘 다 으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두 분 외에도 내가 이름을 기억해두고 신작이 나오면 꼬박 극장을 찾게 만드시는 감독님들, 여러 편의 영화를 본 감독님들이 계시다.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분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님. <체리향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 <티켓>을 봤고 이 중 하나만 꼽자면.. <올리브 나무 사이로>를 꼽고 싶다. 그리고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도 꼭 챙겨서 보는 편이다. 하네케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피아니스트>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충격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이 리스트에 꼽힌 3편의 영화도 다 보았다. 그리고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님도 빼놓을 수 없겠다.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를 먼저 봤고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를 보고 나서는 정말 떡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지, 그리고 <세일즈맨>도 챙겨봤으나 앞의 두 작품에 비해서는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있다. 이 리스트엔 <칠드런 오브 맨>만 선정이 되었지만 나는 <그래비티>를 가장 좋아하고 여러 번 봤다. 그리고 <로마>도 빼놓을 수 없지.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두 작품도 정말 완전 꿀잼으로 보았고, 데이빗 핀처 감독님 영화도 항상 어떤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해서 좋아한다. 이안 감독의 영화도 여러 편 보았고, 개인적으로 꼭 꼽고 싶은 감독님이 파울로 소렌티노 감독님. EBS에서 <그레이트 뷰티-64위>를 보고 굉장히 인상 깊어서 차기작 <유스>와 <그때 그들>은 모두 개봉 당시 극장에서 보았지. 그 중 <유스>를 가장 좋아해서 몇 번 보았다.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님의 영화도 참 좋다. <보이후드>는 10점 만점의 마스터피스라고 생각하는 영화. 비포 시리즈 3편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스쿨 오브 락>도 넘 재밌었어.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님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에게> 역시 엄청나게 쇼킹했지. 그리고 피나 바우쉬와 까에따노 벨로소를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절대 잊을 수 없음. 이후로 알모도바르 감독님 영화도 엄청 봤는데, 이 영화 후속작은 거의 극장에서 봤을걸? 그리고 이 분 또 언급하고 넘어가야지. 짐 자무쉬 감독님. 옛날에 <천국보다 낯선> 보다가 넘 재미 없어서 앞에 보다 말았는데 2년 전인가? <패터슨> 보고 완전 반해버림. 그리고 이 리스트에 있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도 봤는데 이것도 너무 잘봤지.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번 생각했다. 


그러면 이제는 이상하게 안 끌리는 감독님 소개. 바로 폴 토마스 앤더슨.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이라는데 <데어 윌 비 블러드>, <마스터> 다 봤는데 잘 모르겠;;; 차라리 <매그놀리아> 가 나는 더 좋다. <팬텀 스레드>도 극장서 봤는데 그렇게까지 대단한지는 난 잘 모르겠어. 그리고 소피아 코폴라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이거 순위 실화? 진짜 별 볼일 없는 영화라고 생각함. 91위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도 나는 별로임. <화양연화>가 2위에 선정된 것도 이유가 뭘까 싶고, <이터널 선샤인>도 너무 높은 순위라는 생각. 웨스 앤더슨도 너무 높게 쳐주는 거 아닌가 싶다. 


그러면 이 리스트에 최소 이름은 올렸어야 하는 감독님들 아닌가 하는 내가 애정하는 감독님들도 얘기하고 넘어가야지. 고레에다 히로카즈,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드니 빌뇌브, 요르고스 란티모스, 홍상수, 클린트 이스트 우드.

고레에다 히로카즈 작품은 내가 10편이나 봤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보고 반해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극장에서 봤음. 이 세 편의 영화가 고레에다 감독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 으뜸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어떤 가족 - 만비키 가족>과는 비교할 수가 없음. 

그리고 진짜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은 무조건 이 리스트에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니냐? 빠진 거 진짜 이해 못하겠음. 내 눈엔 10점 만점 엄청난 수작임.  네이버에 평점 있는 작품은 다 본 감독님 드니 빌뇌브 감독님. 진짜 너무 재밌게 고급지게 영화 잘 만드시는 분. <시카리오> 나 <컨택트> 둘 중 하나는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구설수 홍상수 감독님. 너무 다작이라 다는 못 챙겨봐도 진짜 옛날부터 어지간하면 극장 가서 보고 엄청 챙겨봤는데.. 다른 건 둘째치고 <북촌방향> 요거는 100위 안에 들어간다고 봄. 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님 <더 랍스터>도 괜찮지만 <킬링 디어>는 엄청난 수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리스트가 좀 나중에 나왔으면 아마 들어가지 않았을까? <밀리언 달러 베이비>, <그랜 토리노> 같은 걸작을 만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이름이 빠진 것도 아쉽고, 5년 쯤 후에 다시 리스트업 한다면 데미언 셔젤의 이름도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97위 <백인의 것>과, 94위 <렛 미 인> 리뷰를 올린 후에는 이렇게 빠져서 아쉬운 작품들 리뷰도 간간히 끼워서 리뷰하려고 한다. 의무와 자유 사이에서 숨 통 틔어주듯 내가 사랑하는 영화를 다시 보고 리뷰를 써야 이제 막 시작한 브런치 여정이 그나마 순조롭게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 

그래도 좋은 작품과 그 작품을 만든 예술가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나를 흥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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