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싫다고 투덜거리는 자녀에게
화내지 마세요. 우리 누구나 힘든 거 싫어하잖아요...
아동기의 발달과업은 근면성의 획득입니다. 근면성은 부지런한 품성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데, 아동기의 근면성은 무엇보다도 그 방향이 중요합니다. 게임을 좋아하고 늘 게임을 하려는 아이에게 근면성이 좋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하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아이들도 근면성이 높다고 말하지 않지요. 아동기 근면성의 핵심은 성인이 되어서 이 사회에 생존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습득해 내는가에 있습니다. 초등 시기를 보내며 아이들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과 인내심을 길러야 합니다.
근면성은 나이를 먹으면 자동으로 얻어지는 덕목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어려워지는 학습 내용과 늘어나는 학습량에 맞추어 스스로 꾸준히 단련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동기 아이들에게 공부는 늘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마치 부모들의 육아처럼요. 자녀를 키우며 다들 경험하셨을 겁니다. ‘이제 좀 아이를 알겠구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고 알아차린 순간 아이는 훌쩍 자라 새로운 문제를 들고 오지요. 공부나 육아나 끝이 없습니다. 저녁밥을 준비하며 지겹다 투덜거리는 부모의 마음에 소리처럼, 공부하며 징징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한 투정입니다. 상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함을 알기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작은 투덜거림입니다.
공부는 학령기 자녀가 해내야 할 과제이며, 공부 습관을 만들고 완성하는 과정을 초등 시기에 경험해야 합니다. 아직 잘 해내지 못하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지속하고 멈추지 않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이 시기엔 필수적이며 최선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직 자녀가 학습 태도와 습관에서 완벽한 모습을 갖추지 않아도 정상이라는 것입니다. 걷기 시작한 아이가 뛸 수 없고, 이제 갓 스스로 숟가락질을 시작한 아이가 바로 젓가락질을 할 수 없듯이 모든 일엔 훈련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동기엔 무엇이든 미숙하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하는 그 과정을 존중받고 격려받아야 합니다.
근면성은 흔쾌히 하든, 억지로 하든 끝까지 해낸 경험을 통해 자라납니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든 해야 할 일을 해내면 뿌듯함이 올라오지요. 자녀가 이토록 하기 어려운 일(부모에겐 쉬워보이지만)을 끝까지 해내는 것은 자신의 인내력과 의지 덕분입니다. 근면성은 행동으로 이루어낸 결과이며, 이러한 결과들의 연속으로 만들어집니다.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자녀를 다정한 눈으로 봐주세요. 그 마음은 받아주되 할 일은 하게 해주시는 것! 그것이 자녀의 근면성을 키워나가는데 중요한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