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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노운즈 Dec 24. 2021

7세 자녀의 훈육

담담하고 깨어있는 훈육을 위하여...

  자녀가 7세가 되었다면, 이제 훈육에서 감정을 빼세요. 7세 자녀의 훈육엔 감정이 실리면 안 됩니다. 부모의 휘몰아치는 감정을 보며 아이들은 알아차립니다. '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구나.' 부모의 강렬한 감정에 아이들은 잠시 얼어붙을 뿐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힘이나 감정의 강도가 아니라 부모의 마음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응합니다. 자녀를 길러온 만 6년의 시간 동안 부모의 마음엔 자녀에 대한 상(image)이 생깁니다. ‘너무 느려서 내 속을 터지게 해!’, ‘짜증이 많은 아이라 언제 신경질을 낼지 몰라 불안해.’하는 식의 자녀에 대한 나의 일관된 생각이 자리를 잡지요. 그리고 내가 다루기 어려워하는 자녀의 모습이 드러나면 그 순간 우리의 마음엔 분노와 무력감에 몰아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 쟨 늘 저런 식이야. 날 정말 미치도록 화나게 만들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자녀에게 ‘훈육’이라는 행위를 하며 ‘절망스런’ 눈빛과 ‘난 해결할 수 없어’의 표정을 보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 사이의 간극 사이에서 혼란스럽습니다. '너도 이렇게 할 수 있어!'라는 부모의 말과 '넌 이것도 하나 제대로 못하니!'하는 표정 사이에 자녀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부모의 말이 아니라 부모의 눈빛과 표정를 보며 자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나갑니다. 부모의 눈빛과 표정은 자녀를 비추는 거울이지요. 내가 이 세상에 환영받고 있는가, 내가 성장 가능한 사람인가, 부모가 나의 떼를 받아줄 것인가, 내 분노를 계속 용납해줄 것인가... 자녀는 이 모든 것을 부모의 눈빛에서 알아냅니다.



  7세 자녀의 훈육엔 진실을 담아야 합니다. 과하게 요구하고 의존하는 자녀에겐 이렇게 말해볼 수 있겠지요. ‘엄마는 너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 아니야. 너를 돌보고 길러주는 사람이야. 그래서 엄마는 네가 원한다고 다 들어주지 않아. 실망스럽겠지만 그 마음은 네가 한번 견뎌보자. 그러면 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질거야.’ 



  7세 자녀의 훈육엔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네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다는건 이해해. 엄마도 그렇거든. 하지만 우리가 그 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해. 그래서 엄만 오늘 갖고 싶은 물건이 있지만 사지 않았어." 이 과정에서 자녀는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는 것의 중요성과,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의 불편한 감정들을 누구나 느끼고 감당해낸다는 것을 알게 될거에요.


  7세 자녀의 훈육엔 기다림을 담아야 합니다. 마음과 몸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지금 당장 훌륭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탓이 아닙니다. 자연이 허락한 발달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스스로 완성되어갑니다. 시계를 재촉하지 마세요. 촘촘한 순간들의 좌절과 실패, 부모의 돌봄과 인내가 모여 아이들은 발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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