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의문이 든다.
그 중국 본토 출신의 주방장 아저씨는 정말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일까?
다른 이의 말을 일단은 의심 없이 들어주는, 귀가 한없이 얇은, 어수룩한 스타일의,
더구나 사회경험이 많지 않은 20살 어린 시절의 고지식한 소윤은, 주방장 왕서방 아저씨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툴게 얘기한 'No speaking English'라는 말을 지금까지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뭐, 여하튼....,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왕서방 아저씨와 함께 차이니즈 식당에서 일하게 된 후, 쇼핑몰 안의 이 작은 식당 공간은 온전히 소윤의 관리하에 운영되었다.
캐셔, 웨이트리스, 청소, 식자재 관리 등 분점 운영의 거의 모든 것을 20살의 소윤에게 뭘 믿고 맡기셨던 건지......
아직도 그 한국인 사장님의 결정에 감사하면서도 조금은 의아해진다.
좋은 기회였다.
네이티브와의 서바이벌 영어도 배울 수 있었고 학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마치,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 여주인공 '페이'처럼 재미있게 식당 매니저 일을 즐겼던 것 같다.
학교 캠퍼스 카페테리아에서의 경험 덕분에 쇼핑몰 식당에서의 멀티 태스킹도 큰 무리 없이 소화낼 수 있었다......라고 쓰고 싶지만,
영어를 하지 못하시는 왕서방 아저씨 덕분에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생겨 버렸다.
특히, 손님으로부터 주문받은 메뉴가 조금 스페셜한 것일 경우 주방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어느 날이었다.
날씬하고 조금 까다로워 보이는 인상의 여자손님이 분점 안으로 들어왔다.
(다음 주 Part 3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