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물과 같아서
호수에 잠겨 있을 때는
고요하다가도
간혹 썩은 악취를 내기도 하고
자갈돌 위를 흘러갈 때는
졸졸졸 소리도 나고
약간의 역동적인 일렁임도 일어납니다.
그러다가 큰 폭포를 만나면
그 엄청난 낙차에 정신없이 소리 내며
떨어지기도 합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강을 따라 유유히
흘러가고 있을 수도 있고
어느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물통에 담겨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 있다면,
어떤 이는 밖에서는 그 속을 볼 수 없는
불투명 밀폐용기에 담을 수도 있겠으나
저라면
투명한 유리그릇으로 하겠습니다.
그 속에 물고기들도 빽빽하지 않게 집어넣어
밖에서도 그 모습을 아름답게 지켜볼 수도 있고,
물이끼가 꼈다면 적절하게 정화시켜 줄 수도 있는,
투명한 유리그릇으로 하겠습니다.
햇살이 비치면 아름다운 무지개 스펙트럼도 보여주는
투명한 유리그릇으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