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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그리는목각인형 Dec 30. 2016

쉽게 용서하지 말자

세필로 김근태를 그리다

  김근태.     

 

  희망을 이야기하던 양심수이자 민주화 대부로 불리는 사람.     


  스물여섯 번 체포되었으며 감옥에서 다섯 해하고도 여섯 달을 보냈다.    

 

  사람들은 그를 떠올리며 말한다.     


  우리 시대 민주주의는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그와 늘 같이 이야기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고문기술자라 불리는 이근안.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특진으로만 승진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이근안 없으면 수사가 안 된다는 말이 있었을까.


  몽둥이로 패기.  

    

  온몸을 묶은 다음 얼굴에 수건을 뒤집어씌우고 코와 입에 샤워기를 틀어 숨 못 쉬게 하기.      


  여기에 고춧가루와 물을 붓는 물고문에 볼펜고문, 관절 뽑기, 전기고문.      


  듣기만 해도 몸서리쳐지는 이근안이 했던 고문.     


  그때 고문이 얼마나 지독했으면 3년 이상 못산다는 말이 있었을까.


  김근태는 늘 손수건을 들고 코를 닦곤 했다.    

  

  물고문 후유증으로 생긴 비염과 축농증 때문이었다.     

 

  가을 찬바람이 불면 밖을 못 나갈 만큼 괴로움도 컸다고 한다.      


  또 이가 흔들려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치과에 한번 가지 못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치과에서 들리는 기계음 소리가 너무 무서워서.


  이근안은 감옥에서 나온 뒤 목사가 되었다.


  그가 참회를 한 줄 알았다.     


  그러나.


  “주먹으로 몇 대 쥐어박고 유도기술인 업어치기를 했을 뿐 그 이상 강압행위는 없었다.”     


  “그때 심문은 하나의 예술이었으며 지금 당장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똑같이 하겠다.”


  아! 그런 그를 김근태는 용서하고자 애썼다.  

   

  <오늘>이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다혜(송혜교)는 말한다.     


  용서가 사람을 죽였어요, 용서해준 것이 죽도록 후회됩니다.   


  오랜 시간 고문 후유증으로 고통받았던 김근태 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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