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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그리는목각인형 May 16. 2018

일본 수상은 만화광

《고르고13(ゴルゴ13)》

  격주간 만화잡지 <빅코믹(ビッグコミック)>에 1968년부터 나오고 있는 만화.


  2022년 12월을 기준으로 207권까지 나왔고 3억 부 넘게 팔려 역대 전 세계 만화 판매량 공동 7위에 올라가 있는 만화.


  저격용 라이플을 쓰는 냉철한 직업 살인청부업자를 다룬 사이토 타카오(斎藤 隆夫, 1936-) 작품 《고르고13》이다.

ⓒ 小学館(쇼가쿠칸)

  초일류급 저격수가 주인공으로 범죄 수사부터, 암살, 첩보전, 기업 문제, 전쟁, 때로는 예술과 스포츠 같은 문화 관련과 역사나 지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작가 사이토 타카오와 고르고13 ⓒ 만화그리는목각인형

  인사를 나눌 때 듀크 토고란 이름을 쓰지만, 이 또한 맞는지도 모른다.


  생년월일은 말할 것도 없고 국적이나 사는 곳, 경력까지 그 어느 하나도 뚜렷하지 않은 냉철한 직업 살인청부업자 고르고13.


  고르고13이란 이름은 골고다 언덕에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관을 씌워 죽인 열세 번째 남자, 곧 신을 배신한 숫자를 등에 짊어진 남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저격용 라이플 한 자루로 어떤 어려운 임무도 반드시 이루고야 말고 자신을 적으로 돌리는 기관은 아무리 크더라도 후회를 하게 만든다.  

   

  이 만화가 나온 배경인 60년대 일본은 한창 외국을 상대로 샐러리맨들이 기업전쟁을 하던 때로 주인공은 일본에서 서양을 대할 때 원하는 모든 것을 두루 갖춘 남자였다.


  《고르고13》은 그 무렵 일본 산업 전사들에게 꿈과 용기를 준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 만화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일본 92대 수상이었던 말실수가 잦아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아소 다로(麻生 太郞, 1940-)이다. 


  아소 다로는 주마다 만화를 10종 이상 읽는 만화광으로 그가 수상이 되었을 때 만화관련주가 올랐다고 한다.  



ⓒ 2018 만화그리는목각인형

  못 말리는 아소 다로. 


  실제로 2006년 12월 14일 팔레스타인 가자시에서 열린 자치구 항의 데모에 스즈미야 하루히 캐릭터를 붙이고 아이를 죽이지 말라고 쓴 플래카드를 든 소녀가 일본 뉴스에 나왔는데 아소 다로가 이걸 보고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면에선 대책 없는 아소 다로 만화 사랑이 부럽다.     

ⓒ 2018 만화그리는목각인형

  아소 다로 하니 짚고 넘어갈 일이 있다. 


  아소 가문은 조선 사람들 피와 땀을 밑바탕으로 일어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탄광업으로 큰 아소 그룹은 아소 가문이 대대로 운영해 온 족벌 기업으로 일본 보수우익 한 축이기도 하다.


  1946년 연합군 총 사령부 명령으로 일본 후생성이 쓴 ‘조선인 노동자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제동원 시기 아소 탄광에 끌려온 조선 사람은 1만 623명이라고 한다. 


  지옥 같은 노동을 견디고 아소 탄광에서 살아남은 조선 사람들이 돌아갈 때도 여비만 찔끔 주고 저금한 돈은 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 2018 만화그리는목각인형

  우리는 으레 그때가 좋았지, 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아소 다로는 저 때를 그리워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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