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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그리는목각인형 Jul 18. 2018

만화와 광고

PPL과 MD

  스마트폰 앱으로 돈을 버는 새로운 재테크 풍조를 일컫는 말 ‘앱테크’. 


  카더라 통신이기는 하지만 국내 동영상 시장 1위인 유튜브에는 조회 한 건에 1원쯤을 준다고 한다. 


  만화에도 광고가 나온다. 

ⓒ 만화그리는목각인형

  작품 내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가 주가 되는데, 축구 만화 《폭주기관차》 작가 조재호(1968-)는 스포츠용품 회사 상표를 작품에 나타내 주고 업체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골프를 다룬 이현세(1956-) 작품 《버디》도 만화 속 주인공들에게 골프 의류업체 상표 옷을 입혀 간접 노출 광고를 했었고 허영만(1947-) 작품 《식객》에 나온 식당들은 그 이름값을 톡톡히 치렀다.   


  만화신문을 표방하며 2004년 창간했었던 한 무료신문은 만화 속 광고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만화에 PPL로 넣은 광고가 너무 도드라진 데다 광고 때문에 만화를 만들다 보니 실패하고 말았다.


  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 영화 <호빗: 뜻밖의 여정>이 1초당 넘어가는 프레임 수가 마흔여덟 장이었다는데 으레 영화 필름은 그 반인 1초에 스물네 장이 돌아간다. 


  그 스물네 장 그림 사이에 전혀 다른 그림을 하나 끼워 넣으면 사람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그 그림이 잠재의식을 자극한다고 한다. 


  그 이론을 시험한 영화가 1955년에 나왔던 미국 영화 <피크닉>이다. 


  <피크닉>에선 영화 필름 사이사이에 콜라와 팝콘을 찍은 사진을 끼워 넣었다.


  잠재의식에 호소하는 광고, 서브리미널 광고(subliminal message)라고 하는데 그 결과 많은 관객이 콜라와 팝콘을 사서 먹었는데, 그 팔린 양이 여느 때보다 두 배가 넘었다고 한다.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웹툰 드라마’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던 윤태호(1969-) 작품 《세티》는 만화와 영상이 합쳐진 광고 만화였다. 


  각화 마지막 장면마다 촬영된 영상이 만화와 이어지는 이야기 남은 부분을 담당했었다. 


  카메라 제조사가 신기종 DSLR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홍보하려 작가에게 의뢰한 만화로 회사가 연재 지면까지 산 경우이다.


  그럼 그동안 만화로 가장 많이 한 광고는 무얼까? 


  바로 휴대전화기 광고이다. 


  한 포털 만화 코너에서는 자사 사이트에 연재하는 인기 웹툰 작가들을 모아 휴대전화기 광고를 했었다.


  이건 광고 때문에 따로 만화를 만든 형태였다.  

  직장생활을 실감 나게 그려 많은 공감을 얻은 윤태호 작품 《미생》. 


  이 작품 인기에 힘입어 미생 캐릭터가 들어간 위클리 플래너(일정 계획표), 이력서, 노트, 종이컵, 간식류, 맥주컵, 캔커피 같은 상품이 선보였는데 이렇듯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MD(머천다이징-제조나 유통업자가 시장 조사 결과를 보고 적절한 상품 개발이나 가격·분량·판매 방법을 계획하는 일) 시장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 만화그리는목각인형

  포털 다음이 2003년 3월 ‘만화속세상’을 네이버가 2004년 6월 ‘웹툰’ 문을 열어 네이버와 다음이 웹툰 발전을 이끌었다. 


  포털 사이트에 만화를 연재하는 작가는 웹툰에 붙은 광고 수익을 포털 사이트랑 나누는데 인기 작가는 월 1000만 원쯤이 광고 수익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돈이 되다 보니 문제도 생겼다.


  생계형 유튜버들은 정치인이나 연예인에 대한 명예훼손 동영상도 거리낌 없이 올려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모 작가 성인만화에는 성매매를 부추기는 듯한 성인광고가 들어가기도 했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밝힌 2차 저작물 같은 부가가치까지 헤아린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1조538억원이었다.


  한국 웹툰이 이끈 시장을 거대기업 애플과 아마존도 뛰어들었다.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이 바뀌면서 PPL은 합법이 되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무턱대고 믿지 않는다. 


  돈을 목적으로 광고가 주가 된다든지 광고 때문에 만들어진 만화는 독자들을 등 돌리게 한다.  


  마땅한 말이겠지만 내용이 탄탄하고 재미있는 만화를 만들어야 독자들 사랑도 얻고 자연스레 광고도 따라붙는다. 


  만화가가 작품에 신경 쓰는 일이야말로 가장 좋은 마케팅이니까.


  (2023년 5월 01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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