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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그리는목각인형 Jul 04. 2018

일본 축구 중요했던 순간과 함께하다

《우리들의 필드(俺たちのフィールド)》

  가장 축구를 잘하는 팀을 말해보라 하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첼시’가,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세리에 A에서는 ‘AC 밀란’이 먼저 떠오른다.

  그럼 이 가운데 가장 센 팀은 어떤 팀일까? 


  이들이 모두 대결을 벌이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일까? 


  브라질이 버티고 있는 남미팀, 그들과도 대결해야 진정한 챔피언이지 않을까?    

 

  축구를 다룬 만화를 이런 클럽팀으로 이야기하자면, 챔피언은 바로 《우리들의 필드》이다. 


  그다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연재되던 90년대에는 스포츠 만화로는 딱히 적수가 없었다.     

  

  스포츠 만화 하면 땀과 열정이 떠오른다. 


  스포츠 만화는 또 성장만화이기도 하다. 


  사실 성장이라는 설정이 없다면 길게 끌고 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지루해지기 쉽다. 


  스포츠 경기에는 중계아나운서와 해설자가 현장상황이나 선수들 움직임을 말로 전해주는데 스포츠 만화에는 대사로 나타내어진다.  


  《우리들의 필드》 이 만화가 국내 독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까닭은 우리나라 홍명보 선수를 모델로 한 선수가 나와서이다. 

ⓒ 小学館

  먼저 이 만화는 독자를 끄는 힘이 대단하다. 


  다른 스포츠 만화가 그렇듯이 캐릭터들 개성도 뚜렷하다. 


  또한, 이 작품은 프로축구와 월드컵에 중점을 둬 통이 크고 사실감이 있다.

 

  작가인 무라에다 켄이치(村枝 賢一, 1967-)는 이 《우리들의 필드》를 <주간 소년 선데이(週刊少年サンデー)>에 1992년부터 1999년까지 연재했다.


  처음 연재할 때는 프로리그가 없어 실업리그가 배경이었지만 연재가 한창이던 1993년 일본 프로축구인 J리그가 10개 클럽으로 창설됐다. 


  1996년 5월 31일에는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대회가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로 결정되어 이 만화는 일본 축구 가장 중요했던 순간과 함께했다.


  1998프랑스월드컵까지 4회에 걸쳐 월드컵 본선에 나간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그때까지 한 번도 제힘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가보지 못했다.     


  프로리그도 없던 1980년대. 


  초등학교 5학년인 가즈야는 회사원이자 축구선수인 아버지를 목표로 열심히 연습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 죽음으로 축구선수 꿈을 접는다. 


  그러나 강한 열망과 친구들 도움으로 다시 축구선수로 커나가는데 때맞춰 일본에선 프로축구리그가 생기고 가즈야는 일본 최고 프로축구 선수로 월드컵에 나간다.     


  이 만화는 월드컵을 향한 일본 사람들 꿈을 나오는 인물들 속에 녹아내어 마치 현실처럼 빠져들게 했다. 


  이 만화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일본 축구계도 축구 꿈나무를 키우고 축구 열기를 끓어올리려 많은 투자를 해 오늘날과 같은 아시아 축구 강국으로 컸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61위 일본. 


  랭킹 3위 벨기에.


  한국시각으로 2018년 7월 3일 일본 축구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비록 졌지만, 일본은 예상외로 잘 싸웠다.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일본식 축구를 되찾았고,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오늘 우리는 일본 축구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잘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뒤 일본 대표팀 혼다 케이스케 선수가 한 말이다.  

   

  스포츠를 다룬 만화들은 중반부까지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이상하게 끝나버리곤 하는데 이 작품은 마지막 장을 다 덮을 때까지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 


  외전 1권까지 더해 단행본으로 35권인 이 만화 인기는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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