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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그리는목각인형 Aug 24. 2018

한국 축구만화 계보

오일룡·허청운·전세훈·조재호

  축구만화를 한 번쯤 내놓은 작가들은 꽤 된다. 


  그렇다고 그 작가를 ‘축구전문 작가’라 하지는 않는다.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꾸준히 내놓았을 때 비로소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 축구만화 계보를 잇는 작가들은 누가 있을까? 


  크게는 오일룡, 허청운, 전세훈, 조재호가 있다. 


  《골키퍼》라는 만화를 3부까지 낸 이승주라는 작가는 한창 책 대여점이 인기 있을 때 내놓은 까닭에 축구전문 만화가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이 작품은 공격수가 아닌 골키퍼를 다뤘고 꽤 관심을 끌었었다.  


  만화를 좋아했던 40-50대는 기억할 오일룡(1949-)

ⓒ 오일룡

  1968년 박광현(1928-1978)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들어와 《방랑기사》로 등단한 뒤 본이름인 오선일로 활동하다가 1982년부터 오일룡으로 작품활동을 했다. 


  오일룡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축구전문 작가이다. 


  주인공 이름들도 소설 삼국지에 나온 이름들이라 친근함을 더했다. 


  주인공 캐릭터는 무협만화 작가인 황재(본이름 황태효, 1949-)와 비슷한 풍으로 힘이 느껴진다.  


  두 번째로 허청운(본이름 허봉조, 1948-)

  허청운은 김석 화실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들어와 1974년 소년조선일보에 《거꾸로 흐르는 강》을 연재하며 등단했다.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작가들이 그렇듯 허청운도 처음엔 축구만화를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서부만화 ‘황금총 시리즈’와 권법만화를 그리다 우연히 축구 매력에 빠져 축구만화를 했고 그 뒤 축구전문 작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다. 

ⓒ 허청운

  만화대본소 독자들에게 허청운은 ‘축구영웅 시리즈’로 알려졌지만, 축구만화에서는 오일룡 다음인 이인자로 받아들여졌다. 


  허청운은 친구인 오일룡과 그런 비교를 싫어한다. 


  오일룡이 선이 굵은 축구만화였다면 허청운은 그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웠다. 


  전세훈(1962-) 가수가 주인공인 《노노보이》라는 작품을 한 소년잡지에 연재하며 등단했다. 

ⓒ 전세훈

  그리고 《슈팅》이라는 축구만화를 하는데, 이 작품은 2002년 월드컵 붐을 타고 많은 인기를 끌었다. 


  체력이 매우 약하지만 축구에는 능력이 있는 주인공이 국가대표가 되어 월드컵을 휩쓴다는 내용이다.


  전세훈은 다양한 작품을 많이 했지만, 《슈팅》으로 인한 느낌이 워낙 강해 축구전문 만화가로 독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다음 작품으로 《슈팅 Korea》라는 역시 축구를 소재로 한 만화를 했지만 그다지 신선하지 못했다. 


  사실 《슈팅》에서도 너무 억지스러운 설정을 반복함으로써 권수나 늘리려 한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꾸준히 축구만화를 하는 부지런한 작가이다.      

  

  조재호(1968-) 작품 《폭주기관차》는 한 스포츠용품 회사 상징을 유니폼과 축구공에 나타내 주고, 작가는 업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PPL(작품 내 간접노출광고) 기법을 도입한 만화이다. 

ⓒ 조재호

  조재호는 성인만화 작가 배금택(1949-)에게서 만화를 배웠다. 


  《다이어트 고고》라는 작품 뒤 《폭주기관차》를 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스승 배금택 작품인 《황제의 슛》에서 설정을 빌렸다.   


  스릴러 분위기가 강했던 원작은 조재호에 의해서 세련되고 힘 있는 그림으로 다시 태어나 독자들 사랑을 받았었다.    

ⓒ 만화그리는목각인형

  

  자, 다음 한국 축구만화 계보를 잇는 작가는 누가 될까? 


  어렵게 이어져 오고 있는 축구 소재 만화 전통이 다시 한번 중흥기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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