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 달러 베이비

스테이크

매기(힐러리 스웽크)는 태어날 때부터 가난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고도비만 오빠는 교도소, 여동생은 양육비를 받으려 정부를 속이고


하, 듣고만 있어도 짜증 나는 삶이다.

ⓒ (주)노바미디어

곧 서른두 살이 되는 메기는 여전히 가난하다.


13살부터 서빙 일을 하느라 배우지 못했고 그런 까닭으로 안정된 직장도 없다.


으레 이런 삶이면 또 다른 도전은 사치다.


그러나 매기는 권투선수라는 꿈에 도전한다.


꿈을 꾸는데 있어 나이는 장벽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그런가?


더구나 권투처럼 몸을 쓰는 스포츠는 마음먹은 대로 몸이 따라와 주지 않는다.


생활을 꾸려가며 꿈에 도전하기란 또 어떤가.


집세를 내고 차비를 내고 먹어야 하니 다 돈이다.


계산해보자.


집세는 어떻게 줄일 수가 없고 차비도 그렇다.


그저 만만한 것이 먹는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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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는 식당 서빙 알바를 하며 손님이 먹다 남긴 스테이크를 몰래 챙기려다 들키자 개에게 주려고 한다는 어색한 핑계를 댄다.


아무리 없이 살아도 남이 먹다 남긴 것을 먹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절박하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권투 회비 6개월 치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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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과 주연을 맡아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개 부문 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단편소설 <불타는 로프>가 원작으로 소설 쓴 작가 이야기라고 하며 영화 제목은 1센트짜리 물건만 있는 상점에서 백만 달러짜리 물건을 찾아낸다는 1970년대 미국 노랫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난 이 영화를 두 번 봤는데 두 번째 봤을 때 매기가 식당에서 챙긴 스테이크가 눈에 들어왔고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좀처럼 떠나질 않았다.


이 영화 때문에 알았지만, 권투에서 상처가 났을 때 피가 멈추도록 도와주는 지혈 전문가를 컷 맨이라고 한다.


늙었지만 컷 맨이자 꽤 실력 있는 트레이너인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권투 선수로 한쪽 눈을 잃고 은퇴한 친구 스크랩(모건 프리먼)과 돈도 안 되는 낡은 체육관을 꾸리며 산다.


멀어진 딸과 어떻게든 관계를 다시 이어보려 20년째 편지를 쓰지만 반송돼 온다.


하루는 매기가 선수로 키워 달라며 찾아오지만 나이가 많다며 거절한다.


아까운 시간을 버리지 말라는 뜻이다.


프랭키가 매기를 걱정하지 않다면 회비나 받아 챙기고 입에 발린 소리나 해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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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진심이었던 매기는 날마다 체육관에 와서 연습하고 그 노력에 두 손 든 프랭키는 트레이너를 맡는다.


매기는 승승장구하며 타이틀 매치에 나가지만 상대 선수 반칙으로 전신마비가 된다.


사랑했다면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한다.


매기는 프랭키에게 너무나도 슬픈 부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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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가족보다 끈끈할 수 있을까?


돈에만 관심 있는 가족과 남이어도 매기 마지막을 함께 한 프랭키 보노라면 진짜 가족은 누구인지를 돌아보게 된다.


메기는 아빠를 프랭키는 딸을 얻었다.

내가 매기 처지였어도 프랭키에게 똑같이 부탁했을 듯싶고 프랭키였어도 매기 부탁을 들어줬을 듯싶다.


아는 사람이 늦은 나이에 꿈을 좇는다면 난 뭐라고 할까?


방향과 속력 목적지도 다른데 다른 사람 인생에 함부로 훈계질하면 안 된다.


어차피 결정은 그의 몫일 테니.


이 영화를 보고 나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어쭙잖은 조언 대신 힘내라며 맛있는 스테이크를 사주겠다고.

이 영화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는 포스터에 박힌 글귀.


그렇다.


깊은 감동과 눈물 나는 스테이크가 눈에 밟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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