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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Sep 19. 2015

재테크 Vs. 재무설계 Vs. 자산관리



 '재테크'란 합성어가 귀에 익숙해진 것은 오래된 일이다. 굳이 의미를 해석하자면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다시(재)' 투자하는 '기술(테크)' 정다. 이런 괴상한 단어가 유행해온 배경은 안타깝다. 본업으로 벌어들인 월급으로 내 집 마련, 자녀교육, 은퇴 등을 준비하는 것이 까마득하게만 보이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의 단면이기 때문이다. 사회초년생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왜 위험한 직접투자를 강행하는지, 왜 로또에 열광하는지 알 수 있다. 상식적으로는 사회의 정상적인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여 본업에 충실하고 꾸준히 저축하면 삶을 영위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야 다. 불행히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투기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다. 즉, 재테크란 단어는 투기적 성격을 반영다. 누가 부동산에 투자해서 몇 배를 벌었다더라. 누가 주식에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다더라. 이런 식이다. 단어 자체의 사용을 금하고 싶은 지경이다.



 '재무설계 Financial Planning'란 단어는 어떤가? 재테크와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실제 의미는 이렇다. 누구나 본인의 재무목표(목돈이 들어가는 일, 결혼, 주택구입, 자녀교육, 은퇴 등)를 이루기 위해 저축이나 투자를 한다. 저축의 대상, 즉 특정 부동산이 좋 구매를 하거나, 어떤 기업을 좋아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자 한다. 재무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들이다. 이 과정에서 재무목표에 이르는 금액이 클수록 체계적인 계획을 짜고, 이를 바탕으로 저축과 투자를 지속해야 목표를 달성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재무설계'라고 한다.


 또 많이 쓰이는 단어가 '자산관리 Asset Management'다. 재무설계라는 큰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한 분야로 부동산, 주식, 채권 등 자산을 잘 운용하여 수익을 개선하고 재무목표를 이루는 것이 목적이다. 역시 '자산가'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으로 인해 부유층만을 위한, 즉 이미 자산을 형성한 이들만을 위한 것이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이 자산을 이루는 과정 역시 포함하는 것이 옳다.


 현재는 이 세 단어가 특별한 구분 없이 비슷한 맥락으로 쓰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굳이 이런 단어를 분류할 필요는 없다. '재무설계'는 열심히 일해서 번 수입을 허투루 쓰지 않고 아끼는 것으로 시작하여 합리적으로 모아가는 계획을 세우고, 시기 적절한 수정을 통해 최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몇 배를 불리는 투기적 기술은 지식이 미천하여 알지 못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로 읽고  있다면,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음을 밝힌다.


 혹자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신이 인간사를 지켜보며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계획을 세우는 일'이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누가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 컨설팅의 핵심은 재무목표에 따라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것인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이런 계획을 세운 말인가? 옳은 말이다. 때문에 계획은 보수적이어야 한다. 초보자일수록 그렇다.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보다 적은 저축액을 선정해서 실행에 옮기고 6개월, 1년, 일정한 기간에 한 번씩, 혹은 재무적으로 큰 변화(임금인상, 결혼, 출산 등)가 생겼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계획을 수정, 보완해야만 한다. 재무설계란 일회성 행동이 아니라 끊임없는 과정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배우고 익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처음엔 전문가의 도움을 받겠지만 어차피 선택은 본인이 해야 한다. 결과를 본인이 책임지기 때문이다.


 다음 시간부터는 저축과 투자의 기본원칙들을 배울 것이다. 아는 내용은 한번 더 확인하고, 몰랐던 것은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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