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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Sep 19. 2015

흔하지만 제대로  알아두면 좋을 법칙들

72의 법칙, -50=+100, 100-나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세 가지 법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낯설다고 소심해질 필요 없다. '들어봤다'가 '이해한다'와 동의어는 아니.


 첫, '72의 법칙'이다. 연복리의 개념과 더불어 장기투자의 논리와 수익률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쓰인다. 요즘처럼 초저금리인 경우 저축보다 투자를 선택해야 하는 논거로도 쓰인다. 예를 들면 요즘 은행 금리가 2% 수준이니 세후 순수익률은 1.69%다. 쉬운 계산을 위해 세전인 2%로 암산을 해보자. 서른 살의 A가 1,000만 원을 2%의 연복리에 투자한다면 정확히 36년 후인 66세가 돼서야 2,000만 원이 된다. 수익을 개선한다면 어떨까? 6%의 연복리로 투자할 수 있다면 12년 만에 원금의 두배가 된다. 즉, 42세에 2,000만 원이 되고, 54세에는 그 두배인 4,000만 원이 된다. 66세가 되면 다시 두배인 8,000만 원이 될 테니 2%의 경우와 무려 6,00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얼마나 자극적인가.


이론적으론 문제없지만 이를 논거로 수익 개선에 올인하자는 접근은 무책임한 주장이다-특히 전문가라 불리는 이라면 더욱 그렇다. 투자에서 수익과 위험을 따로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둘은 자웅동체와 같다. 항상 함께여야 한다.


위의 예인 6,000만 원의 차이-원금의 6배나 된다-는 6%의 수익을 유지했을 경우가 전제다. 은행 금리가 2%인 시절에 6%의 수익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인가? '주식시장의 태동이래 KOSPI(종합주가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12%였다'는 식으로 강조해 일반인을 현혹할 목적이 아니라면 절대로 수익률의 환상에 대해서만 언급해선 안될 일이다.


때문에 함께 덧붙일 원칙은 '-50 =  +100'이다.


A가 1,000만 원을 투자했다. 연 수익률이 -50%였다. 원금은 500만 원이 된다. 이를 다시 1,000만 원으로 만들기 위해선 몇 %의 수익을 내야 하는가? +50%일까? 그렇지 않다. 정답은 +100%다. 느낌이 오는가? -50%의 손실을 보는 것과 +100%의 수익을 내는 것은 같다는 의미다.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투자는 '자산가'처럼 해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어떤 의미일까? 당신이 100억을 가진 자산가라고 생각해보자. 일 년 동안 3억을 벌기 위해서는 연 3%의 수익을 내면 된다. 만약 1억을 가진 투자자라면 어떨까? 무려 300%의 수익을 내야 한다. 자산가가 상대적으로 이기는 투자를 하는 이유는 보다 합리적인 기대수익률을 갖기 때문이다. 그들은 위험에 올인하지 않는다. 그럴 이유가 없다. 극단적인 수익률의 자산에 투자한다 해 일부일뿐이다. 소위 '잃어도 되는' 금액이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자산가인 '워런 버핏'을 기억할 것이다. 그의 투자원칙 두 가지를 소개한다.


제 1 원칙. 절대 잃지 말라!

제 2 원칙. 절대 제 1 원칙을 잊지 말라!


그는 항상 복리의 신비를 강조했다. 엄밀히 말하면 투자에서의 '복리 효과'를 언급했다. 장기로 복리효과를 볼 수만 있다면 결과는 환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의 자서전 제목은 비탈길에서 작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으로 복리효과를 비유했던 '스노우볼 Snowball'이다. 그의 투자원칙이 위와 같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투자를 통해 복리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잃지 않는 것이 몇 배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몇 년에  한 번씩 반토막 나는 투자를 한다면 복리가 무슨 소용인가.


마지막으로 '100-나이'의 법칙에 대해 알아보자.


당신이 현재 50세라면 '100-50=50' 즉, 50%의 자산을 주식형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현재와 같은 초저금리에서는 심지어 '110-나이'의 법칙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어이가 없다. 저금리 시대의 저축은 수익 개선이 어렵다는 점은 공감한다. 허나 이를 자극적인 투자심리로 연결하는 것은 지탄받을 일이다. 특히 주식형 자산의 배분을 나이로 접근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왜일까?과연 50세의 자산상태를 일반화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다양한 부동산과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겨우 밥 먹고사는 정도 있다. 이 법칙에 대해 투자를 종용하는 쪽으로 과대 해석해서는 안된다. 그저 나이가 젊으면 회복의 시간이 있으니 나이가 많은 이들보다는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기 바란다.


몇 해 전 L잡지사에서 원고를 청탁받은 일이 있다. 관계자가 제시한 제목은 이랬다.


'20**년 하반기 재테크 전망!'


어떤 이유에서인지 구체적인 금융상품을 거론해도 좋다고 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이런 제목의 기사를 자주 만나게 된다. '금융회사별 대표 PB에게 물어본다'는 식의 전망치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일정 시점 전망치가 재무설계에 주는 효과는 부정적이다.


향후에도 수차례 강조하겠지만 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정은 '기간'이다. 투자도 같다. 주식투자를 투기로 접근해 하루에도 수차례 거래를 반복하는 '데이트레이더 Day Trader'가 되는 것은 전업투자자가 아닌 일반로서 최악의 선택이다. 증권사의 입장은 어가. 잦은 거래로 최고의 수수료를 발생시키는 이들이 VIP 고객일  수밖에 없다. 정석대로 '장기 투자하는 자산가'와 적은 금액이지만 쉴세 없이 거래를 반복하는 '스캘퍼 Scalper' 누가 더 훌륭한 고객일지는 계산해봐야 할 일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결국 돈을 버는 것은 '하우스(?)'라는 것이다. 때문에 증권사의 정보는 대부분 단기적인 추세와 이슈에 대한 것이다. 향후 기초강의가 끝나고 거시경제의 흐름과 그에 따른 현황에 대해 언급할 때, 필자의 논거가 흔한 포탈엔진의 기사들과 다른 이유는 '기간'이라는 전제의 차이임을 미리 밝혀둔다.




 



위에 나열한 기초적인 공식들 외 수많은 원칙들이 있다. 같은 이론도 해석하는 이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힌다. 성향 때문이다. 투자를 공부하던 초창기에는 대단히 공격적인 투자자였다. 이론을 이해하고 나니 무서울게 없었다. 모든 판을 꿰뚫어보는 고수가 된 기분이었다. 몇 번의 사소한 사건들과 굵직한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기존에 배웠던 같은 이론도 해석하는 입장이 전혀 달라졌다. 점점 더 보수적으로 변해갔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 각자의 상황이 다르다. 성향이 다르다. 때론 비재무적인 요소가 더 중요한 이유다.


초보자라면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투자자가 돼라. 배움이 깊어진 후 공격적인 투자를 해도 전혀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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