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Sep 19. 2015

"정부가 돈을 풀었다?"

통화량, 통화정책의 이해

 경제 신문을 보면 모르는 용어 투성이다. 경제용어사전을 찾아보니 더 헷갈린다. 좀 더 쉬운 설명은 없을까? 미국이 금리를 인상시키느냐 마느냐,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절하하느냐 마느냐 등의 최근 거시경제동향을 이해하려면 기본적인 용어부터 이해해야 한다. 


 금융 위기를 맞아 미국이 엄청난 돈을 풀었다.


 도대체 정부가 '돈을 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돈을 푼다'는 것은 '통화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통화량'은 '돈의 흐름'이라 생각하자. 심장이 혈액을 공급한다. 혈관에 문제가 없다면 혈액순환이 원활하다. 반대라면 막힌 부분부터 적신호가 나타난다. 시장을 몸으로, 돈을 혈액으로 생각하면 된다. '돈이 잘 흐른다'는 것은 '건강한 경제상태'를 의미한다. 만약 돈의 흐름이 과해지면 어떨까. 돈의 값어치가 떨어지고 심해지면 휴지조각이 된다. '짐바브웨 물가'를 검색해보라. 초고물가상승 Hyperinflation의 폐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짐바브웨 화폐가치

 


 반대로 물가가 오르지 않으면 어떨까? 내년에도 물건값이 같을 거라고 예상된다면 굳이 지금 살 필요가 있을까? 심지어 떨어질 거라 예상된다면 내년에 싼값에 사면된다. 사람들은 소비하는 대신 저축을 하거나 부채를 갚는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기업이 도산하고 일자리를 잃은 이들은 더 소비를 망설이게 된다. 최근 세계 경제의 화두는 '디플레이션 Deflation'에 대한 우려다.


 경기는 일정 사이클을 반복한다. '인간의 욕망'때문이다. 고로 영원히  되풀이될 것이다.




 

 정부는 중앙은행을 통해 경기 사이클에 따라 통화량을 조절한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말이다. 결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최종 목표는 '안정적인 물가상승'에 있다. 안정적인 '소비여력 확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


 가계의 입장에서 돈을 푼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최근 시중은행금리는 2% 이하다.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투자할만한 곳만 있다면 조금 위험하더라도 투자하고 싶다. 내려가는 금리가 답답하니 없던 용기가 생긴 것이다. 예금금리가 낮다는 것은 결국 대출금리도 낮다-예대마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 은행의 주된 수입원-는 의미이므로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낮은 금리의 대출이자를 내고 자금을 융통하여 부동산, 주식에 투자할 것이다. 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 반면 과거처럼 혹은 경제성장률이 높은 개발도상국처럼 금리가 8-10% 정도 된다면 어떨까. 굳이 위험을 안고 투자를 강행할까? 금리가 높으니 대출부터 상환한 후 만족스러운 이자를 챙기려 저축할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통화량을 늘린다.", "돈을 푼다.",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것은 시장에 자금을 풍부하게 만들어 소비나 투자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정부는 '경기순환 사이클'에 따라 세금을 활용하는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는 통화정책을 편다. '돈을 푼다'는 것은 주로 통화정책을 통해 이루어진다.





 

 통화정책은 세 가지다.


 첫째, '재할인율'정책이다. '재할인율'은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빌려주는 돈의 이자율이라 생각하자. 시중은행이 돈을 발행할 수 없으니 결국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려온 것일 텐데, 이때의 이자율이란 얘기다. 정부가 시장에 돈을 풀고 싶다면 재할인율을 낮출 것이다. 반대로 물가를 잡기 위해 돈을 흡수하려면 재할인율을 높여서 한국은행으로부터의 자금차입에 부담을 줄 것이다.


 둘째, '지급준비율'정책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은행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를 통해 수익을 낸다(예대마진). 결국 은행 입장에선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최대한 대출해주는 것이 영업의 핵심이다. 만약 100억을 보유한 A은행이 전액 대출 중이라면 어떨까. 갑자기 예금을 찾으러 고객이 몰렸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지급준비율'이라는 최소 예치금액 비율을 정한다. 예를 들어 지급준비율이 7%라면 A은행은 100억 중 7억을 제외한 93억만 대출해줄 수 있다. 지급준비율을 10%로 인상한다면 3억을 더 묶어두어야 하니 모든 은행마다 3억씩의 돈을 시중에 공급할 수 없게 되어 돈의 흐름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돈을 공급하려 한다면 지급준비율을 낮출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강력한 수단이 '공개시장조작 정책 Open Market operation'이다.


다음 시간엔 공개시장조작 정책의 개념과 콜금리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술에 배부르랴.





매거진의 이전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