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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Sep 23. 2015

"정부가 돈을 풀었다?"  세번째 이야기

공개시장조작, 양적완화, 콜금리의 이해



  지난 시간에 살펴본 바와 같이 중앙은행은 재할인율, 지급준비율 정책을 활용하여 기준금리를 조정한다. 이 둘을 낮추면 시장에 유동성(돈)이 풍부해져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금리가 내려간다. 금리는 결국 '돈(유동성)의 가치'다.


 만약 재할인율을 낮춰서 이자조건이 좋아졌는데도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으면 어떨까? 혹은 지급준비율을 낮췄는데 은행이 굳이 대출을 더 늘리지 않는다면. 유동성은 풍부해지지 않는다. 때문에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고 이를 '공개시장조작 Open market operation'정책이라 부른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공개시장조작 정책은 국채를 통해 이루어진다.


 중앙은행에서 시중은행에 국채를 매각했다(팔았다). 국채는 시중은행으로, 이를 사는데 지출한 돈(유동성)은 중앙은행으로 흘러들어가 금융시장에 통화량(돈)이 감소한다. 시중에 돈이 품귀해져 금리는 올라간다. 그러던 중 경기가 위축돼 부양책이 필요할 때 매각했던 국채를 중앙은행이 사준다면, 국채는 다시 중앙은행으로, 돈은 시중은행으로 흘러들어가 유동성이 공급된다. 금리는 내려갈 것이다.


제로 금리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어떨까? 역사에 없던 비 상식적인 방법이 출현한다. 빚을 내서 돈을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양적완화 QE: Quantitative Easing라고 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기존 통화정책으로는 정상화되지 않는 시장에 대규모의 채무를 발생시켜 억지로 돈을 공급한 것이다-현재 일본의 '아베노믹스' 역시 양적완화 정책이다.


 이제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로 느껴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2000년 초반 'IT버블', '911 사태', '아프간/이라크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다. 중요한 경제사이므로 다음 기회에 깊이 있게 다루겠다.


 미국은 금융위기로 인한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아래와 같이 어마어마한 물량공세를 펼쳤다.






 3.5차에 걸쳐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이어진 셈이다. 당시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작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FRB: Federal Reserve Board'-우리로 치면 한국은행-의 의장 벤 버냉키는 "헬리콥터로 돈을 공중에서 뿌리는 것이 유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결국 '미국 정부가 돈을 풀었다'는 것은 1차적으로 통화정책을 총동원하여 기준금리를 낮췄다는 것이다. 2차로는 부실의 규모가 너무 큰 나머지 채권을 더 매입해(빚지고 돈을 빌려) 양적완화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더 깊이 있게 들어가기 전에 기본개념으로 돌아가 보자.

 

 그럼 기준금리는 어떻게 결정될까? "오늘부터 2%로 하라!"라고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것인가?






 위의 내용처럼 기준금리는 '콜금리 운용 목표치'다. 현재는 '환매조건부 채권 RP: Repurchase paper'-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혹은 시중은행이 고객에게 일정기간 후 금리를 더해 다시 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단기 채권-의 매각, 매입을 통해 '콜금리'가 결정된다.


 '콜금리'란 금융기관 사이의 초단기 거래(주로 1일) 시 이자다.


 이해를 돕기 위해 과장된 예를 들어보겠다.


 'K은행 A지점'이 마감을 앞둔 오후 2시 반쯤, S기업의 재무담당자가 찾아와 100억의 예금을 맡겼다. 지점은 비상이다. 유동성이 늘어대출영업을 통해 수익내는 것은 기쁜 일이나 왜 하필 마감을 코앞에 둔 시간인가. 오늘 하루치 이자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부랴부랴 다른 은행에 전화(Call)를 했다.


"혹시 돈 안 필요하세요?"

"갑자기 왜요?"

"이유는 묻지 말고 필요해요, 안 필요해요?"

"음... 대출해 줄 곳이 있긴 한데... 하루 이자는 얼만데요?"

"연리 3%...!-365분에 3이라는 얘기다-"

"필요 없는데요!"

"2%는 어때요?"

"글쎄요..."

"1.5%로 합시다."

"까짓 거 그럽시다!"


 콜금리가 1.5%로 결정되었다.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할 때의 이야기다. 시중에 자금이 메말랐다면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어 금리가 올라갈 것이다. 이처럼 콜금리는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에 의해 결정된다. 콜금리가 정해지면 시중금리도 이와 비례하여 결정된다.





 지금까지 '돈을 푼다', '통화량을 늘린다',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금리를 낮추게 되는지 배웠다.


 다음 시간엔 돈이 술술 풀려서 확산되는 경우(신용창출)와 예상과는 달리 잘 안 풀리고 막히게 되는 경우(신용경색)에 대하여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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