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야 Feb 05. 2021

색을 잃어버리다

허공에 잠시 그려보았지

나 그대의 보색이길

고루 섞여 백색광 되길


나의 광원은 보색이 없었다

빛 그 자체

명도를 한껏 높인다한들 어느 색도

모방할 수 없는 빛의 원천


종이에 보풀이 일고

화판의 나뭇결이 도드라져도

서투른 화공은 부단히 색을 덧대었다

묘사가 우둔해도 손에

준 힘은 묻어나기를 바라며

원추형의 붓은 촉이 문드러진 때가 벌써 아득했다


물감이 바닥났다 낙루가 번지고

아프도록 황홀한 스펙트럼이 펼쳐진다

무기력하고 어설픈 마지막 영광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