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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스 Dec 14. 2023

EP 3. '누구든 쉽게 내릴 수 있어요.'

[소비자가 바라본 스페셜티 커피]




'누구든 쉽게 내릴 수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와 관련된 매체를 접하다 보면 자주 듣는 문장 중 하나다.



필자 역시 실제로 커피를 추출하는 행위 자체는 난도가 높지 않음에 동의한다.


물, 커피, 컵.


사실상 한 잔의 커피는 이 세 가지만 있어도 완성된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스페셜티 커피"로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한 비용적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같이 얘기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좋은 물, 좋은 커피, 좋은 장비.


그리고 이런 좋은 품질은 당연히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이번 글은 '입문자를 위해 생각해 보는 스페셜티 커피 소개방식과 정말 쉽게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노하우'의 주제로 작성해보려 한다.






스페셜티 커피의 진입 장벽이 높은 이유는 '소비자가 스페셜티 커피를 어떤 방식으로 소비를 하던,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기존 커피 시장 대비 평균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주로 스페셜티 커피를 맛있게 추출하는 방식은 대중들에게는 "드립 커피"라고 인식되어 있는 '드리퍼와 종이필터를 이용해 추출하는 브루잉'으로 소개된다.


하지만 쉽게 내릴 수 있다는 이들의 의견을 자세히 보면 '쉽게' 내릴 수 있는 방식이지, '저렴하게' 내릴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브루잉 커피를 추출하는 레시피를 하나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기본적으로 브루잉 커피를 추출할 때 필요한 도구로 소개하는 장비들은 다음과 같다.


- 저울

- 버 그라인더

- 드리퍼와 종이필터

- 구스넥 주전자

- 서버



이런 장비들이 주로 스페셜티 커피를 매장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집에서도 제조하기 위해 필수로 갖추어야 할 장비들이다.


가격을 알아보기 전에, 이미 각각의 장비들을 무엇을 어떻게 사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 정보의 진입장벽을 만들게 된다.


소비자는 성능, 가성비, A/S, 후기 등 다양한 정보들을 알아본 후에 구매결정을 내리게 된다.


특히, 최근 스페셜티 커피의 성장과 함께 정말 다양한 변수와 재미를 갖춘 장비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처음 입문하는 이에게는 너무 많은 목록이 생기게 되었기에 알아야 하는 정보가 입문자에게는 과할 정도로 많다.



그리고 그 장비들의 높은 가격과 성능이 뒤를 이어 또 하나의 진입장벽을 만든다.


최소한의 가격으로 맞춰도 20만 원 정도의 지출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마냥 가격이 저렴한걸 사게되면, 그에 대한 품질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의견이 따라온다.


그렇게 더 높은 가격대의 장비를 생각하면, 그만한 값어치를 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따라온다.


다시 한번 정보를 찾게 되고, 커피 추출의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패없는 커피를 내리고 싶은 마음에 장비에 대한 정보에 집착하게 된다.


'정말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이만큼을 투자해야 할까?'라고 고민을 소비자는 자연스레 하게 되고, 이런 방식의 접근이 보다 넓어질 수 있는 소비자 층을 줄이게 된다고 생각한다.





분명 이렇게 쉬운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고 소개하는 것에는 스페셜티 커피를 편하게 소비할 수 있고,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반대로 판매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방식이 과연 '스페셜티 커피'를 잘 소개하는 방식인가 먼저 의문을 가진다.


최근 미국 오닉스 소속 유튜버, 랜스 헤드릭(Lance Hedrick)이 현재 홈카페 장비 구매 및 비교 과열 현상에 대해 올린 영상이 있다.


https://youtu.be/iiip3 C9 l2 tk? si=V0 SAsQCt-KwRwVWw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현재 너무 장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보다 좋은 품질의 커피를 구매하는 구매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로스터리에 투자해 좋은 원두를 받는 것이 더 나은 커피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한잔의 커피를 만들 때 필요한 요소 중 장비는 최후반에 작용하는 요소이니, 다른 수많은 요소-특히, 좋은 원두와 추출원수-에 대해 먼저 탐함하고 장비에 대한 차이를 느껴보는 게 좋다’



영상 댓글에는 상당한 담론이 오고 갔지만, 이 영상의 핵심은 '한 잔의 커피를 맛있게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인 커피'다.

(이 영상에서 또 다른 주제인 거래 투명성에 대한 내용은 추후 자세히 셜명해 보려 한다.)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혹시 어떤 요소가 커피를 즐기는 것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원두? 그라인더? 추출원수? 커피를 추출하는 레시피?


다양한 요소가 작용하겠지만, 필자는 좋은 원재료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추출하던 '먹기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물론 맛의 최고점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한들, 그 방법이 커피를 내리는 행위에 즐거움을 줄 수 없다면, 차라리 어떻게 내려도 나쁜 요소가 없는 커피가 소비자에게는 중요하지 않을까?


이에 관련되서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간단히 필자의 의견만 전달한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 그리고 커피 문화 안에 있는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커피에서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서로 공유했을 때, 보다 건강하고 건설적인 커피시장의 발전을 위한 토론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위에서 '소비자가 스페셜티 커피를 편하게, 즐겁게 소비하는 의의'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발전방향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그 의의에 과연 소비자가 이런 소비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을 만큼 편하게 만들었는가도 중요할 듯하다.


다양한 커피 브랜드들이 위에서 언급한 필수장비들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편하게 커피를 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쉽게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두 가지: 바로 프렌치 프레스와 커피 메이커이다.






이 두 가지 도구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 능동적으로 생각해야 할 요소가 적다.


분쇄된 커피와 계량된 물, 그리고 한 번의 행동.


커피가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시간만 지나면 자연스레 완성이 되는 방식이다.



과연 그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주는가에 의문을 가진다면, 소비자들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의 결과물이 나오는 '노력의 가성비'도 소비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필자는 어느 정도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중요한 브루잉에서 본인이 내린 커피의 부정적인 요소를 장비 탓을 하며 새로운 장비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커피를 정말 쉽게, 자주 마시는 경험을 많이 하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에 정착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두 도구로 커피를 내리는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 장비를 구매할 때 최대 지출을 만원 이하로 잡는다(마트, 중고거래 등)

- 커피와 물의 비율은 1:15(ex.10g의 커피: 150ml의 물 / 12g의 커피: 180ml의 물)

- 그라인더 대신 미리 갈아져 있는 드립백을 전부 해체해서 커피가루를 사용한다.

- 너무 진하면 물을 추가로 넣어 연하게 먹는다.

- 다양한 드립백을 마셔보며 다양한 로스터리와 커피를 체험하고, 다름을 생각해 본다.



필자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장비와 노력으로 다양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다.





커피 자체는 널리 보급되었지만, 스페셜티 커피라는 문화 자체가 정보와 가격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마이너 한 취향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스페셜티 커피라는 보다 의미 있는 커피문화를 소개하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노력의 대가가 크게 돌아오지 않는 점이 큰 아쉬움이다.



정말 조금의 노력을 더 해서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고 다음과 같이 소개해야 편하게 소비자들이 들어오지 않을까 필자는 생각한다.





'누구든 쉬우면서도 저렴하게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 EP 3 END.







*[소비자가 바라본 스페셜티 커피]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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