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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도시 피렌체-시뇨리아 광장

by 박경화

꽃의 도시 피렌체-시뇨리아 광장


‘이런 것이 피렌체구나’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 궁전 앞의 인파를 보고 피렌체 관광의 위력을 느꼈다. 조각상 부근에 몰려서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뿐 아니라 광장 한 편에 넓게 자리 잡은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베키오궁 옆의 ‘넵튠의 분수’와 '다비드 상', '헤라클레스', '유디트' 등 조각상들은 정신없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계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그럴 수밖에 없다 싶었다. 수많은 정교한 예술품들이 야외에 설치됐다는 것이 현실인가 싶은 느낌이 피렌체의 첫인상이었다.



베키오궁.jpg 베키오 궁전 앞


광장.jpg 시뇨리아 광장


넵튠분수.jpg 넵튠의 분수


피렌체(Florence)는 로마시대 꽃의 여신 플로라를 찬미하는 플로라리아(Floraria)에서 유래되었다. 1268년 조성된 시뇨리아 광장은 중세 도시국가 시절 시민들이 토론을 벌이거나 정사를 결정하던 곳이다. 피렌체는 당시 군주제였던 다른 도시와는 달리 공화제를 유지했던 시민도시국가였다. 시뇨리아광장은 지금도 국가의 큰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피렌체의 예술과 문예부흥에 업적을 남긴 정치가 코시모 1세의 기마상이 광장 한 가운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원하게 물줄기가 뻗어 나오는 넵튠의 분수 중앙에는 바다의 신 포세이든 조각상이 우뚝 서있었다. 유디트 상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름다운 과부 유디트가 혼자 적진에 들어가서 술취해 잠든 앗시리아 장군 홀로페로네스의 목을 벤 이야기를 형상화했다. 베키오 궁전의 입구 좌측에는 골리앗을 물리친 다비드 상이, 우측에는 카쿠스를 제압하는 헤라클레스 상이 있다. 야외에 있는 동상들은 복제품이지만 정교하고 생생했다.



시뇨리아.jpg 베키오 궁 앞의 다비드상
동상.jpg 헤라클레스 상


코시모.jpg 코시모 1세의 기마상



광장 옆의 회랑 ‘로자 데이 란치’에도 도전자를 응징하는 형태의 강인한 조각상들이 많았다. ‘메듀사의 목을 든 페르세우스’, ‘납치당하는 폴릭세네’, ‘사비니 여인의 능욕’, 켄타우로스를 때려잡는 헤라클레스, ‘파트로 클로스의 시신을 안고 있는 메넬라오스’ 상 들은 위압적이었다. 격렬하고 잔인해 보이는 조각상들이 왜 많은지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메디치 가문의 절대 권력을 상징하며 저항에 대한 무언의 경고를 드러내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니 수긍이 갔다.


린치.jpg 로다 데이 란치
메듀사.jpg 메듀사의 목을 든 페르세우스


회랑 안쪽 벽면을 따라 만든 계단의 조각상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광장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악사의 연주는 수준급이었다. 여행지의 군중 속에서 느끼는 들뜬 분위기에 음악이 어우러져 있었다.

피렌체는 도시 전체에 관광지가 있고 걸어 다니면서 찾아갈 수 있다. 두 가족은 각자 일정을 잡아 움직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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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의 분수 진품은 로마국립박물관에, 다비드 상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유디트와 헤라클레스상은 베키오 궁전 안에 있다.

‘로자 데이 란치’는 15개의 조각상이 있는 옥외 갤러리다. 1376년부터 1382년에 치오네와 탈렌티가 세웠다. 코시모 1세의 용병이 대기하던 곳으로 독일 용병이라는 뜻의 ‘란치케네키’에서 유래되었다. 피렌체의 상징인 사자상이 좌우에 있는데 왼쪽은 로마시대의 조각상이고 오른쪽은 1598년 홀라 미니오 바카가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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