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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화 Feb 25. 2022

남도에서 한 달 살기

햇살 가득 해남


 한 지역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었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해남에서 한달 살기'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다. 제2의 직장을 퇴직하게 되는 남편에게 말하니 한 달은 부담스럽다고 해서 7박8일을 신청했다. 대상자로 선정이 되어 남편의 퇴직 이틀 후에 해남으로 떠났다.      

  대흥사로 향해 가는 숲길은 길었다. 차로 한참을 달렸고 내려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오전 햇살 가득한 나무 사잇길을 걸어갔다. 두륜산에 자리 잡은 대흥사는 백제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큰 사찰이다. 대웅보전과 응진당, 삼층석탑, 천불전, 표충사 등을 둘러봤다. 표충사는 서산대사를 모신 사당이다. 

오랜 세월 자라면서 두 그루의 나무뿌리가 합쳐진 커다란 연리근이 인상적이었다. 수국이 한창인 절풍경은 평화로웠다     

 해남도로를 지나며 '수국축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4est 수목원'을 가게됐다. '4개의 st가 있는 수목원'이라는 뜻이 있는 수목원인데 st는 'Star Stone Story Study'이다. 5천 여 평의 면적에 다양한 수국을 탐스럽게 가꾼 정성이 대단하다. 봄에는 분홍축제, 여름에는 수국 축제, 가을에는 팜파스 축제, 겨울에는 얼음축제가 있어 4계절 축제가 열린다     

 그동안 여행을 할때 1박이나 2박정도 했기 때문에 한곳에서 오래 지낸 적은 없었다. 해남에서는 한옥 민박집에서 7박을 하며 안정되게 지낼 수 있었다. 2층에 있는 방인데 동 서 남 세 방향이 유리로 돼있어 전망이 좋았다. 남쪽으로는 완도가 보였고 논이 펼쳐져 탁 트였으며 동쪽으로는 아침 해돋이가 보였다. 새벽녘에 주변을 산책했던 날은 공기가 선선했고 아침햇살이 좋았다.      

 1박2일 정도로 왔으면 관광지만 보고 갔겠지만 여유  있게 머무니 해남 도서관도 가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김치마을에서 김치 만들기 체험도 했다. 가족단위로 온 단체팀과 함께 했다. 아빠들도 열심히 하시는 모습들이 가정적으로 보였다. 재료는 해남절임배추와 양념과 무와 양파와 부추, 당근. 양념은 멸치와 다시마를 끓인 육수에 찹쌀 풀을 넣고 해남고추가루와 마늘과 액젓을 섞어 공들여 만들었다 한다. 준비된 재료로 손쉽게 만들었지만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여유롭게 농촌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     

 가보고 나서야 지도 속의 글과 사진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해남지도를 펴고 어디를 가야할지 표시를 하고 살펴보다 7박8일이 지나니 지도는 접혔던 세로줄을 따라 다 분리되었다. 미황사, 우수영관광지, 고산윤선도유적지, 땅끝 관광지, 우항리 공룡화석지 등을 둘러보며 해남에 대해 친근감 들게 알아갔다. 예전에 아이들 어릴 때 보길도 가기위해 땅끝 마을을 한번 왔었다. 청산도를 가기위해 완도방면으로 가며 해남팻말을 보고 '미황사'를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7박8일 동안 '해남에서 한 달 살기'프로그램 에 참여해 해남을 둘러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서울의 1.5배 면적이지만 인구밀도는 낮은 해남이어서 어디를 가나 푸르고 탁 트인 전망에 햇살을 가득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해남의 먹거리도 신선하고 우수하다. 해남 쌀로 지었던 밥이 맛있어서 농협에서 쌀을 샀다. 쌀이 좋아서인지 떡도 맛있었다. 해남지역을 다니다 산 고구마와 양파, 마늘 다 질이 좋고 신선했다. 김치 만들기에서 김치까지 챙겨왔으니 해남 먹거리로 풍성했다. 해남에서 7박8일, 차분하게 해남을 둘러볼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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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영 명량대첩지는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병선으로 왜선 133척을 격퇴시킨 곳이다.울돌목을 바라보는 위치에 명량대첩기념 공원과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전시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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