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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그늘 Sep 26. 2021

산책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를 걷는 기분이 들었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무심히도 푸르렀고

이어폰을 낀 채 바라본 주변의 도로는 음악의 배경화면일 뿐이었다.


무작정 나와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과연 산책이란 걸 하고 있다 할 수 있을까.

지금 기쁜지 슬픈지 아니면 외로운지 알 길이 없다.


보고 있는 신호등이 깜박인다.

여길 건너가면 다음 길이 보일까.

이 미로는 정말로 끝이 없을까.


의문과 함께 본능은 이미 건너고 있다.

초록불, 초록불, 초록불, 그러다 빨간불

여기도 끝은 아니다.


산책을 나왔다.

목적지 없이 이어폰을 낀 채 걷고 있는 중이다.

집에 와 잠을 자고 일어나 생각해봐도 여전히 나는 산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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