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를 걷는 기분이 들었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은 무심히도 푸르렀고
이어폰을 낀 채 바라본 주변의 도로는 음악의 배경화면일 뿐이었다.
무작정 나와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과연 산책이란 걸 하고 있다 할 수 있을까.
지금 기쁜지 슬픈지 아니면 외로운지 알 길이 없다.
보고 있는 신호등이 깜박인다.
여길 건너가면 다음 길이 보일까.
이 미로는 정말로 끝이 없을까.
의문과 함께 본능은 이미 건너고 있다.
초록불, 초록불, 초록불, 그러다 빨간불
여기도 끝은 아니다.
산책을 나왔다.
목적지 없이 이어폰을 낀 채 걷고 있는 중이다.
집에 와 잠을 자고 일어나 생각해봐도 여전히 나는 산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