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틈 사이로 한기가 스며든다.
어느새, 벌써, 그러하게 되었다.
방으로 들어온 한기는 안을 채우며 기억을 되살린다.
나는 이 온도를 기억한다.
스무살, 술에 취한 채 비틀 거리던 때 날 감싸던 한기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누군가와 함께 멀리 여행을 떠났을 때 날 찾아왔던 한기다.
그렇게 더 나이를 먹고,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며 늦은 밤 밖에서 화장실을 찾던 날 괴롭혔던 한기다.
나는 그때의 그 온도를 기억한다.
티나지 않게 조금씩 늙어간다.
매해 나를 찾는 그 온도는 변함이 없는데
마중나온 나의 몸과 마음은 비할 바 없이 다르다.
외롭고, 슬프고, 때로는 기쁘다.
창틈 사이로 한기가 스며든다.
벌써 찾아 온 이 아쉬움이
이 온도를 기억하게 만든다.
이 마음을 잊지 않게 한다.